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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오늘도 조용히 잠재운다
게시물ID : lovestory_89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2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4/11 08:18:3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윤용기몹시도 그리운 날은

 

 

 

새파아란 새싹이 돋아나 듯

몹시도 그리움이 움트는 날은

울렁이는 가슴을 부여안고

높다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래도

그리움이

내 가슴을 떠나지 않을 때는

한 움큼 눈물을 쏟아 냅니다

 

사시장철 무심히 지나는 계절이지만

꽃가루 흩뿌리는 봄이 오면은

애련(哀戀)의 상처 고이 묻어 둔 채

새록새록 그리움이 커져 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몹시도 그리운 날은

파아란 하늘만 올려다봅니다







2.jpg

허영자완행열차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3.jpg

김승봉바닷가 찻집

 

 

 

누구나 바다 하나씩 가지고 산다

가까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 <귀머거리찻집에 앉아

옛사랑을 그리며

반쯤 식어버린 차를 마신다

파도는 유리창 너머에서 뒤척거리고

주인은 카운터에 앉아

오래된 시집을 읽고 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찻집보다는 선술집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사내들이 와르르 몰려든다

주인은 시집을 덮고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확 트인 유리창 곁에

그 사내들의 자리를 권하고

다시 시집을 펼쳐든다

벽난로에는 장작이 타들어간다

주인은 주문을 받지도 않고

사내들은 주문을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사내들은 떠나가고

주인만 홀로 빈 찻집에 남게 될 것이다

온종일 수평선만 바라보다가

지쳐 귀머거리가 되어버린

그 바닷가 찻집에 파도처럼 왔다가

훌쩍 떠나버린 사람들이

어디 그들 뿐이었겠는가

주인은 마음으로 시집을 읽고

사내들은 말없이 빈 바다를 마신다

가득했던 내 찻잔도 서서히 식어갈 때

옛사랑에 대한 기억도 조금씩 잊혀져 가고

내 손에 전해져 오는 냉기와

콧속으로 파고드는 짭짤한 바다의 냄새

내 마음 역시 그들과 함께

빈 바다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바닷가 빈 언덕에서 찻집을 하는

주인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

껴안을 수 없는 사랑 하나씩 안고 산다는 것을







4.jpg

양재선말할 수 없는 사랑

 

 

 

사랑한다 말하며 멀어진 너를 위해

멀어진 너 때문에 못 견딜 나를 위해

너와 나의 사랑에 가슴 아파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우리의 이별을 위해

그 이별에 하염없이 흐를 눈물을 위해

너의 생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나의 버려진 시간을 위해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도 편하게 마주할

너의 얼굴을 위해

널 잊기 위해 스며들어야할 누군가의 가슴을 위해

언젠가는 아름다워 보일 수 있을

우리 슬픈 추억을 위해

표현할 수 없는 나의 깊은 사랑은

오늘도 조용히 잠재운다







5.jpg

문정희노래

 

 

 

나와 가장 가까운 그대 슬픔이

저 강물의 흐름이라 한들

 

내 하얀 기도가 햇빛 타고 와

그대 귓전 맴도는 바람이라 한들

 

나 그대 꿈속으로 들어갈 수 없고

그대 또한 내 꿈을 열 수 없으니

 

우리 힘껏 서로가 사랑한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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