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속의 자 ♥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 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습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습니다.
물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 때마다 무관심한 체
하려고 애썼습니다.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 일 거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아무 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 좋은글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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