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 트라이베카 지역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불레이(Bouley)입니다.
뉴요커 7000명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마지막 식사를 즐기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는데 압도적인 표를 얻으며 1위를 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인데,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왜 별 하나뿐인지 의아해 할 정도.
특히 런치 5코스 메뉴가 압권입니다. 도대체 $55라는 가격으로 어떻게 이런 코스가 가능한 건지 미스테리.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사과 향기가 확 나면서 벽면 가득 놓인 사과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여기 진열된 사과들은 다 실제 요리에 사용되지요. 진짜 사과를 어마무시하게 많이 쓰는 식당에서나 할 수 있을법한 인테리어네요.
화장실(-_-;)과 더불어 불레이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양대 산맥, 웨이팅 룸입니다.
여기서 예약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늦는 일행을 기다렸다가 함께 들어가거나 할 수 있죠.
가게 내부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닙니다. 테이블로 치면 20 테이블 쯤 될라나.. 2인용 테이블이 많으니 좌석 수로 봐도 완전 대형 레스토랑은 아니죠.
그래도 고풍스러운 가구 및 장식과 어울리면서 왠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이정도 규모가 좋을 듯.
한가지 불만이라면 의자가 좀 불편합니당... 쿠션감은 괜찮은데 팔걸이가 너무 낮아서 팔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음요.
기본 빵 셋팅. 부드러운 버터, 갓 구운 빵, 그리고 둥근 사과빵이 나옵니다.
식기류는 가장자리에 있는 것부터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식사 할때는 코스 바뀔때마다 웨이터가 식사에 맞는 식기로 통채로 계속 바꿔줍니다.
어뮤즈 부쉬.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두유 아이스크림과 크림치즈에 캐비어를 올린 비스켓입니다.
두유 아이스크림이 고소하면서도 토마토랑 잘 어울려서 머리 속에 입력해줍니다.
'집에 가면 두유로 아이스크림 만들어 볼 것'
훈제 연어 블리니. 원래는 빵을 이용해서 만드는 러시아식 카나페 비슷한 요리가 블리니인데, 여기서는 사과 거품을 굳혀서 연어를 끼웠습니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확 녹으면서 연어의 맛이 뒤를 따라옵니다.
바닥에 깔린 사과무스 위로 베르가못이 살짝 들어가고, 신선한 참치와 캐비어가 듬뿍 올라갔습니다.
캐비어 실컷 먹네요. ㅎㅎ
불레이 빵카트 등장! 서버가 여러 종류의 빵 단면을 보여주면서 무슨 빵인지 설명해주고, 먹고 싶은 빵을 선택하면 잘라서 접시에 올려 줍니다.
마음같아서는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빵으로 배 채우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식사 중에 한두번 정도 더 돌면서 먹고싶은 빵을 추가로 잘라주는데, 전 메인 코스 따라가기만도 배가 부를 것 같아서 'No, thanks'했더니 막 실망함 ㅋㅋ
불레이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 포치니 플란입니다. 블랙 트러플로 우려낸 국물에 게살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살짝 짭조름한데, 빵이랑 같이 먹으니 맛있네요.
참치 뱃살을 곁들인 야생 버섯 모듬. 하얀 거품은 트러플 드레싱입니다. 사과 폼을 굳혀서 만든거나 이런 거품 드레싱을 보면 부드러운 식감 끝판왕이라고 해도 좋을 듯.
이건 레스토랑에서 서비스로 준 달걀 요리.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고소하면서도 짭짤한게 맛있네요.
격식 차리는 레스토랑만 아니었으면 빵 조각으로 핥핥 핥아먹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