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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골동품 인형
게시물ID : panic_897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3
조회수 : 14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02 21:52:52
골동품 인형

이 이야기는 나와 부모님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세 살일 무렵이라 당연히 기억나지 않고, 부모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우리 아버지는 골동품 가게를 하신다.
그림부터 시작해, 오래된 도구, 다도 도구, 정체 불명의 것들까지
여러 물건을 다루고 계신다.

어느 날 아버지가 시장(업계 사람들끼리 판매전 같은 걸 함)에서 한 인형에 마음을 두셨다.
도자기로 만든 서양 인형이었다.
꽤나 오래된 인형인 건 한 눈에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빛바랜 그 인형을, 아버지는 한 눈에 마음에 쏙 들어 구매하셨다.
본인 말로 "팔지 않고 집에 둘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인형을 집에 가지고 와서 엄마와 같이 보면서 아빠는 괜히 사왔다고 후회했다.
겉모습이 너무 엉망이었던 탓이다.
피부는 금이 가 있고, 머리카락의 절반은 빠졌고,
유리로 만든 눈동자 일부는 안으로 빠지는 바람에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딘가 기분 나빠.."
엄마의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표현되었다.
결국 그 인형은 우리 집에 한 번도 장식되지 않았고,
베란다에 있는 선반 깊숙한 곳에 신문지로 둘둘 말아 보관하게 되었다.

그 날 밤이었다.
엄마는 당시 세 살이던 내가 자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걸 듣고 깨셨다.
어릴 때 종종 경련을 일으키곤 해서 경련이 일어났나 싶으셨던 것 같다.
일어나 아들에게 다가가다가 엄마는 아들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들이 눈을 뜨고 있었다.
'자면서 앓는 소리 낸 거 아니었나?'
하지만 아들은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T야, 왜 그러니?"
말을 걸어봤지만, 아들은 반응이 없었다.
뭔가를 계속 중얼거릴 뿐이었다.
"T야! T! 정신 차리렴!"
엄마는 무서워서 아들 이름을 수 차례 부르며 몸을 흔들어보았다.
그렇게 아들은 엄마가 거기 있다는 걸 알아챈 것 같았다.
"왜 그래? 너 뭐라고 한 거니?"
아직도 눈이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은 잠시 침묵한 후, 베란다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저기서 눈이 하나 뿐인 인형이 왔어"
엄마는 말문이 막혔다.
아들은 그 인형을 아직 보지 못 했었다.
식은 땀이 흐르면서, 엄마는 아들에게 물었다.
"인형이 오더니 뭐라든?"
"있잖아.."

요약하자면,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세 살박이 아이가 장황히 설명할 리가 만무한데다 제대로 기억도 못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단 하나 엄마에게 똑똑히 말한 게 하나 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이야기를 했어"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가 아무리 나에게 물어봐도, 내용을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남한테 말하면 안 돼. 말하면 안 된댔어. 말하면.."
그렇게 말한 뒤, 그대로 다시 잤다고 한다.
다음 날 엄마가 아빠에게 어제 일을 말했더니, 왠지 아빠는 그 일을 알고 있었다.
내가 중얼 거렸던 것도 인형 때문이란 걸 알고
이불 안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인형은 버렸다.
비닐 봉지에 넣어서, 아빠가 쓰레기장까지 가져가던 중에
갑자기 묵직한 느낌이 나서 봉투를 떨궜다.
인형은 살짝 떨어졌는데 산산조각으로 부숴졌다고 한다.
아빠는 "뭔가에 홀린다는 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라고 했다.

..결국 내가 말했던 "남에게 말하면 안 되는 것"이 뭐였는지는 나도 기억이 안 나서
지금도 궁금할 따름이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92091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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