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수위가 살짝 높고 욕설이 등장합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다이아몬드 티아라의 노예가 된 윾동이 下
오늘은 주말이다. 주말이라고 딱히 달라지는건 없다. 여전히 먹고 자고 싸는거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티아라는 CMC가 놀러온 날 이후로 내게 다시는 말을 안할거 같이 화를 냈는데 다음 날이 되고 다 풀려버렸다. 앞으로 또 그러면 내쫓을거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또 그럴까 하다가 관뒀다.
"유동아, 산책 가자!"
티아라가 폴짝 폴짝 뛰며 말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아 보인다.
"산책? 무슨 산책은 산책이야. 난 집에 있을 때도 나간 적이 없었는데."
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티아라는 내 주위를 빙빙 돌았다.
"아이, 그러지 말고! 오늘 날씨도 좋단 말이야!"
이거 누가 주인이고 누가 애완 동물인지 모르겠다. 근데 귀찮아 죽겠는데 안나가면 안되나.
잠깐.
산책을 나간다는 의미는 철창에 묶여있는 사슬을 푼다는 얘기잖아? 그렇다면 도망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미처 이 생각을 못했다니 진짜 애완동물 될 뻔했네.
"그래, 좋아."
"와아!"
티아라가 폴짝 뛰며 기뻐했다. 흐흐, 마음껏 기뻐하렴. 네가 날 볼 수 있는 날도 오늘이 마지막이니.
내 예상대로 티아라는 우리에 묶인 사슬을 풀고는 자기 발굽에 목줄을 들고 밖으로 날 데리고 나갔다.
이제서야 포니빌을 내 눈으로 처음 봤다. 진짜 포니빌 이었다. 항상 모니터로만 보아온 그 풍경. 화려화진 않지만 푸근한 건초로 만든 지붕이 특징인 집에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포니들과 페가수스들. 진짜 내가 포니빌에 온 것이다. 감격에 벅차 눈물이 날 정도다.
"뭘 멍하게 있어. 가자 유동아."
감상에 젖어있는 것도 잠시 티아라가 목줄을 끌어당기자 내가 끌려 갔다.
생각같아선 지금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보기로 했다. 지금은 티아라의 발굽에 목줄을 묶고 있다. 방심하고 놓치는 사이에 뒤도 안보고 튈 것이다.
티아라가 포니빌 거리를 걸으면 나는 그 뒤를 거리를 살짝 벌린 채 따라갔다. 무릎높이 밖에 안오는 동물이 개목줄로 날 끌고가는 상황이 우습다.
거리를 지나갈 때 마다 포니빌 포니들이 전부 날 쳐다봤다. 아무래도 인간은 처음봐서 신기한 듯 했다. 시선이 동물원 동물 보듯한 시선이라 딱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보다 더 문제인건 난 아무것도 안입어서 매우 쪽팔린다는 것이다.
"야, 주인."
내가 앞에 있는 티아라를 부르자 티아라가 고개를 돌렸다.
"왜, 유동아?"
"인간적으로... 아니 포니적으로 옷은 입혀줘라. 난 털도 없어서 춥단말야."
"옷?"
이대로 발가벗은 채로 생활할 순 없었다. 포니들은 아무것도 안입지만 그건 털이 있어서 가능한 얘기고. 사회의 동물로서 인간이 사는 세가지 요소 의식주중 하나인 옷이 필요하다.
"알았어. 옷 사줄게."
티아라가 금수저라 다행이다. 뽕 뽑을때 까지 옷을 사야지.
티아라는 방향을 바꿔서 걷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옷가게에 가는것 같았다.
"어?"
그 때 내 옆으로 포니 한 마리가 지나갔다. 분홍색 털에 풍성한 갈기와 꼬리를 가진 암컷 어스포니가 콧노래를 부르며 통통 스프링처럼 튀며 지나갔다. 세상에, 진짜 핑키 파이였다! 핑키 파이가 내 눈앞에 있다니!
내가 핑키를 보려 멈추자 티아라는 내 목줄을 끌어당겼다.
"빨리 와, 유동아."
"야야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진짜 핑키 파이라고!"
"핑키 파이? 슈가큐브코너 파티 플래너?"
"그래!"
핑키는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이미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안돼, 불러야 되는데.
"나 핑키 보러 가야해!"
"그게 무슨 소리야, 유동아. 옷 사러 가야지!"
"씨발! 이거 안놔? 핑키 보러 가야 한다고! 핑키 파이!"
내가 억지로 가려고 하는데 티아라가 안가고 목줄을 당기며 버텼다. 세상에 힘이 뭐 이리 쎄. 어려도 포니는 포니인건가. 나보다 센거 같은데. 내가 아무리 힘을 줘도 버티고 있었다.
"네 주인은 나야! 가지마!"
"안돼, 안돼! 핑키 파이! 핑키 파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니라고! 무조건 봐야해, 무조건 무조건!"
내가 발버둥 쳤지만 티아라는 바닥에 네 다리를 끌며 있는 힘을 다해 버텼다.
"아니 좀 놓아! 제발 좀 놔줘!"
내가 사정했지만 티아라는 얼굴까지 빨개지면서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
나는 결국 포기했다. 그래. 여기서 힘 빼봤자 뭐해, 어차피 이따 탈출하면 갈 수 있는데. 탈출하면 제일 먼저 핑키한테 달려가야지. 핑키한테 매일 밤 파티를 해달라고 할거야. 파티는 당연히 우리 둘이서만 하고 장소는 핑키의 방에서 할거야. 준비물은 필요없어. 고무풍선 몇개면 충분해.
"난 네 주인이야, 유동아! 내 말에 복종하라고, 알겠어?!"
티아라가 날보며 훈계했다. 그래, 맘대로 그렇게 생각해라.
"그래, 그러던가."
티아라는 할 말이 남았는지 날 보며 서더니 우물쭈물 말을 망설였다.
"...... 유동이가 제일 좋아하는 포니가 핑키 파이야? 내가 아니라?"
하, 설마 또 질투 하는건가? 티아라는 침울해 하며 말했다. 아까 내가 이성을 잃으며 한 말을 들었나 보다. 고개 숙인 티아라를 보니 괜히 또 그 때 일이 생각났다. 자존심 강한줄만 알았더니 의외로 소심한 구석이 많았다.
"아냐, 난 네가 제일 좋아."
물론 거짓말이지. 핑키가 최고의 포니인건 변함없는 사실이야.
"진짜...?"
티아라가 날 올려다 보며 말했다. 좋아하는 걸 들키지 않으려 했지만 얼굴에 미소가 다 드러났다.
"물론."
티아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헤벌쭉 웃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터졌다.
우리 둘은 캔틀롯 부티크로 도착했다. 옷가게가 캔틀롯 부티크라니. 하긴 일반적인 옷가게는 포니들이 입는 옷밖에 팔지 않을테니 주문 제작하려면 이곳밖에 없을것이다.
가게 문을 열자 래러티는 날 보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티아라는 날 데리고 그녀 앞에 서게 했다.
"안녕, 래러티. 여긴 내 애완 동물인 유동이야!"
"애완... 동물?"
래러티는 혐호감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며 내 모습을 위아래로 살폈다.
"대체 이건... 무슨 생물이니, 얘야?"
래러티가 한발자국 물러서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싫어하시네, 아줌마.
"얘는 인간이야. 며칠 전에 아빠가 선물해 주셨어."
"인간...? 조금... 야만적이게 생겼네."
나는 발끈했다.
"뭐래 못생긴게."
"지금 뭐라고했죠?"
래러티가 분노심을 억누르며 물었다. 푸하하. 반응을 보아하니 제대로 먹혀든거 같았다. 분노를 참지 못하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내가 말할줄 안다는 사실도 모른것 같다. 제대로 한 방 먹은듯 했다.
"그래서... 티아라는 무슨 일로 온거니?"
래러티는 쉼호흡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대로 떨리고 있었다.
"응, 여기 유동이한테 옷을 좀 입혀주려고."
"옷?"
래러티가 날 보더니 씨익 웃었다. 어쩐지 불안해지는데.
"그래. 내가 아주 잘 어울리는 옷을 만들어줄게."
래러티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잠시 뒤 내 불길한 예상이 맞았다. 래러티는 치렁치렁한 분홍색드레스를 만들어 오더니 나한테 강제로 입혔다. 래러티와 티아라는 날 보며 폭소했다. 저 년이 일부러 만든게 틀림없다. 시발... 이게 뭐야. 내 성정체성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다.
"유동아, 정말 잘 어울려!"
티아라가 날 보며 말했다. 나는 대꾸도 안했다.
슬슬 집에 돌아가기 전에 탈출해야 할텐데. 탈출해야 할 타이밍을 너무 모색하다가 집에 돌아가면 안됐다. 최적의 타이밍을 노려야 했다. 내가 탈출하려는 의도를 보인다면 날 절대로 밖에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다.
티아라는 마지막 산책코스로 공원으로 갔다. 멀리서 라이라가 벤치에 앉으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어쩐지 그 시선이 소름이 돋아 나는 내 손을 슬그머니 감췄다.
"다이아! 여기야!"
공원에는 실버 스푼이 기다리고 있었다. 티아라는 여기서 약속을 잡은 듯 했다. 둘은 벤치로 가더니 서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실버 스푼은 전에 집에서 본 적이 있어서 나에 대해 이미 알고있었다. 둘은 어느새 벤치에 앉아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교 일이라던가 같은반 학생이라던가 쇼핑이라던가 하는 여자애들 이야기였다.
티아라는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미처 목줄을 신경쓰고 있지 못했다. 그녀의 발굽에 감겨진 줄이 스르르 풀리더니 바닥에 툭 떨어졌다.
개이득
나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티아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도 안보고 도망쳤다. 이렇게 쉽게 성공한건가?
한참동안이나 전력질주를 했다. 혹시라도 뒤에서 쫓아올까봐 숨도 제대로 고르지 않고 공원을 빠져나왔다. 거리로 나오고 뒤를 돌아봤다. 바닥에는 목줄만 질질 끌릴뿐 멀리서 포니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성공이다!"
나는 만세를 부르며 외쳤다. 그래도 너무 눈에 띄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 건물 사이로 몸을 숨겼다.
우선은 이 좆같은 쇠사슬부터 어떻게 해야겠다. 열쇠로 잠겨있어서 나 혼자 풀지도 못한다. 열쇠를 찾기는 글러먹었으니 트와일라잇같은 포니한테 풀어달라고 부탁해야겠다.
근데 어디로 가야하지? 아니, 그보다 여긴 어디지?
우선은 현재 위치를 아는게 중요하다. 에피소드로 볼 땐 몰랐는데 포니빌이 의외로 넓었다. 여긴 주택가인지 주변에 집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 언덕에 스윗애플에이커로 보이는 과수원이 있긴 한데 그것만으로 현재 위치를 알아내긴 힘들었다.
"저기요."
다시 거리로 나가 한 포니에게 말을 걸어봤다. 평범한 배경포니였다.
"여기 어디죠?"
포니는 말이 없었다.
"저기요...?"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 포니는 내 얼굴을 뜯어보기 시작하더니 자기 발굽에 들린 종이와 내 얼굴을 번갈아봤다.
"찾았다!"
"뭐?"
포니가 외치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돌진했다. 너무 갑작스런 상황에 나는 얼어붙었지만 본능이 몸을 피했다.
"뭐야, 시발!"
나는 불길함에 일단 도망부터 치기 시작했다. 포니는 날 쫓아오기 시작했다. 뭐지 뭐지 왜 쫓아오는건데.
쫓아오는건 그 포니만이 아니었다. 거리에서 날 발견한 포니들이 하나같이 전부 날 쫓아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포니 무리들이 내 꽁무니를 쫓아오는 꼴이 됐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본능이 절대 잡히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저기야! 빨리!"
"잡아!"
쫓아오는 포니들이 거의 열마리는 족히 됐다. 포니들은 일단 나를 보면 쫓아오고 봤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달리고 있다 문득 벽에 걸린 종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의 모든 벽에 똑같은 종이가 걸려있었다. 나는 달리는 도중 종이 한장을 뜯어 살펴봤다.
그건 내 모습이 그려진 전단지 였다.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습니다.'라고 큰 글씨로 적혀있었고 그 밑에 내 얼굴과 모습이 몽타쥬로 그려져있었다. 찾는 포니는 티아라에게 연락을 달라고 했다.
문제는 보상금이었다. 다이아몬드 티아라 금수저 년이 나한테 어마어마한 보상금을 걸어버린 것이다. 내가 이퀘스트리아의 화폐 가치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100만비츠는 크다는 걸 알고있다. 미친년이 나 하나 때문에 이 정도 돈을 걸다니. 그보다 내가 도망친지 30분도 안됐는데 언제 이 정도까지 한거지? 포니빌 전역에 전단지를 깔아버린것 같은데.
포니들은 점점 날 사방에서 좁혀오고 있었다. 난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갔다. 어스포니들은 어느정도 따돌릴 수 있었다. 문제는 페가수스 들이었다. 페가수스들은 너무 빨라 날 거의 따라잡으려 했다.
안돼. 지금 잡히면 평생 철창행이야.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내가 담을 넘어 가려 하는데 누군가 내 발목을 잡았다.
"으아아!"
나는 공포에 짓눌려 있는 힘껏 발길질을 하며 포니를 떨쳐냈다. 간신히 담을 넘어갔지만 담 너머에는 이미 포니 한 마리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안돼...!"
"쉿!"
포니는 애플잭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내 입을 막더니 날 밀쳐내곤 어딘가로 쑤셔넣었다. 따끔한 감각이 온 몸을 찔렀다. 주위를 살펴보니 건초였다. 애플잭이 나를 건초사이에 숨겨준 것이다.
"어디로 갔지?"
"담을 넘었으니 담을 따라 가보자!"
포니들의 발굽소리가 땅을 울렸다. 내 심장도 발굽소리에 따라 울리는거 같았다. 한동안 발굽소리와 소란이 들리더니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나와도 돼."
애플잭이 말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건초 밖으로 몸을 꺼냈다.
나는 애플잭을 와락 껴안았다.
"정말 고마워, 애플잭! 고마워! 이 은혜 평생 안잊을게! 노잼포니라 놀려서 미안해!"
애플잭은 당황했는지 가만히 있었다. 평소 메인식스중에 제일 관심도 없는 포니였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최고의 포니였다.
"뭘 고마워 한다는거야?"
애플잭이 날 밀쳐내며 말했다. 노잼포니라고 놀려서 그런가 너무 매정한데?
"오히려 미안해 해야하는건 나야."
"뭐?"
갑자기 몸이 조여오는 감각에 깜짝 놀랐다. 지금 이게 무슨?
저항할 틈도 없이 애플잭이 밧줄을 물어 내게 던지더니 날 꽁꽁 묶어버렸다.
"뭐야?!"
팔에 힘을 줘보지만 어림도 없었다. 다리까지 묶여서 뛸 수도 없었다.
"이거 안풀어? 빨리 풀어, 씨발년아!"
내가 소리쳤지만 애플잭은 꿈쩍도 안했다.
"미안하다. 내가 돈이 좀 필요해서."
"뭐? 돈? 씨발 염병하고있네. 빨리 풀어, 어디서 통수를 치고 지랄이야!"
애플잭은 자루를 가져오더니 나를 집어 넣기 시작했다.
"안돼, 제발! 데려가지마. 싫어. 가기 싫단말야!"
애플잭은 미안하다고 얘기했지만 전혀 미안함 감정 따윈 없었다. 그저 사과를 수확하는 일을 하듯 무심하게 나를 자루에 넣고 수레에 싣었다.
좆됐다.
나는 저항을 포기하고 힘을 뺐다.
애플잭이 나를 티아라의 집으로 데려오자 티아라는 나를 울면서 맞이했다.
"무슨 일 생겼으면 어쩌려고 했어!"
티아라는 나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내 분홍색 원피스에 뚝뚝 떨어져 젖기 시작했다.
"바보야, 난 네 주인이야. 절대로 허락없이 어디 가지마."
티아라는 서럽게 울었다. 정말 소중했던 물건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포니처럼 날 보며 울었다.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괜히 티아라를 보니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았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 없었지만 그녀가 계속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넌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해 알겠어?"
티아라가 울먹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지금 날 안아줘. 그 때 스위티벨을 안았던거 처럼."
나는 티아라를 두 손으로 번쩍들어 그녀를 내 품에 안겼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는 언제 그랬냐는듯 햇살같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날 쓰다듬어 줘."
나는 티아라의 왕관을 바닥에 내려놓고 갈기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연보라색 머리가 내 손에 따듯한 물처럼 흐르는 것 같았다. 티아라는 눈을 감으며 내 손에 머리를 맡겼다.
"이제 나한테 뽀뽀해."
티아라가 내 품안에서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뽀뽀? 이건 예상 못했는데.
볼에 하라는건가? 입술을 내미는 거 보니 입에 하라는 거같은데. 해야 되나? 티아라의 기대하는 눈빛을 보니 머뭇거릴 틈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할수 없이 그녀의 입술에 쪽 소리 나게 가볍게 해주었다. 티아라는 볼이 붉어지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내 품에 안겼다. 가슴에 푹신하고 따스한 털이 느껴졌다.
"다시는 어디 가지마. 넌 커서 나랑 결혼해야 되니까."
티아라가 조용히 말했다.
결혼이라니. 아무래도 도망치긴 그른것같다.
-------------------------------------------
음.... 이런 팬픽도 가끔 쓰면 재밌는데 계속 쓰면 정신이 이상해질거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