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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것들"-우리 사회 황금만능주의의 단적인 예
게시물ID : sisa_5568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라아빠
추천 : 3
조회수 : 10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17 16:49:06

- 중학생 사교육 1번지 목동 아파트 단지 이야기. 그 중에서 목동 6단지


목동 5/6단지 거주 중학생들은 월촌, 양정중학교 학군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학교들에 진학하기 위하여 초등 고학년(보통 4,5학년)때, 이 지역으로 많이 이사들 오십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 이 지역 초등학교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반의 개수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6단지 상가 1층 절반 정도가 부동산 사업소일 정도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님들은 오래되어 낡았으며, 형편없는 구조에도 목동 아파트 단지를 여전히 감수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차라리 마당과 텃밭이 있는 새집에 살지...) 학부모님들은 속는 줄도 모르고 스스로 '맹모(孟母)'라 굳건히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남(특히 대치동) 다음으로 서울에서 부동산 버블이 심한 곳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왜냐하면 전세가(사용가치)와 매매가의 차이가 크기때문입니다. 서울 외곽 신도시 지역들은 전세가가 이미 매매가의 8~90%에 육박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전세금 떼먹히거나, 혹 원치 않는 집을 떠안는 수순으로 가겠죠.


6단지 이야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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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5,6 단지 전세(파란색), 매매가(빨간색) >


만약 2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계신다면 20평형, 도저히 사람 살만한 곳 못 됩니다. 물건 둘 곳이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썩고 좁은 아파트에 2억 5천만원이나 묵혀두고 삽니다. 말 그대로 '억'소리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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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6단지에 연결된 '경인초등학교' 후문>


그래도 좀 살만한 35평 아파트는 5억4천 정도 합니다. 극히 일부의 고소득 층, 혹 물려받은 자산이 없다면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목동 단지 주민들을 '단지것들'이라 무시하는 사람들이(그것도 꽤 많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목동 파리공원 북쪽 '부영아파트'로 대표되는 주상 복합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비교적 새로 지었으며, 50평대에 전세가는 10억 정도한다 합니다.

부영 학부모가(전부는 아님, 목동 단지에 살지도 않는 제 귀에 들어온 것을 보면 극소수도 아님) 자녀들에게 하는 말, "단지것들이랑 놀지마라!"

...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그깟 돈 몇 푼(따지고 보면 자수성가는 찾아보기 힘듦)에 천하니, 귀하니 해댑니다. 그러나 행복(임대) 주택 짓자하니 '헐!' 해대며 한목소리로 가난한 가정 자식들이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듭니다.

-목동 유수지 이야기는 따로 하겠음.


'단지것들'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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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경인초등학교'>


영등포 구청에서 북쪽으로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틀어 직진하면 목동교(경인 고속도로 시작점)를 지납니다. 목동교를 지나자마자 오른편 안양천 서측 도로 램프에 '경인초등학교' 정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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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가한 시간대에 찍어서 그렇지, 아침/저녁으로 교통량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 좁은 인도를 따라 어린 초등학생들이 등교합니다. 정문 방향이 매우 잘못되었습니다. 사진의 좌측에 '경인초' 정문이, 오른쪽에 '양정중/고'가 있습니다. 중고교생은 그나마 스스로 안전을 챙길 정도는 되지요.

하단 사진을 보시면 경인초등학교 정문이 얼마나 안전에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지경이니 학부모님들은 당연히 6단지 내부와 연결된 후문을 선호합니다. 부영아파트 학부모님들도 통학시간에 차를 몰고 6단지 안으로 들어옵니다(걱정되면 같이 걸어와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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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단지것들'이라 업신여김을 당한 6단지 주민들은 아래와 같이 복수합니다. 목5단지 주차 스티커가 붙어있는 차량은 그래도 좀 봐 준다 하네요(직접 목격하지는 못 했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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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것들'이 '단지것들'을 업신여기는 이상으로 단지것들도 주변 '주택가것들'을 업신여깁니다. 행정 구역상 목동 중에 목동 아파트를 끼고 있는 동은 목1, 5동이며 목2,3,4동은 평범한 서민 주택가입니다.


다가구, 빌라, 주택가에 위치한 한/두 동짜리 아파트 주민, 학생들이 '단지것들,'의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합니다. 학부모들의 왜곡된 사고 방식이 고스란히 그 자녀들에게 전파됩니다, "빌라 사는 쟤랑 놀지 말라"고.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특정 학생을 따돌리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황금 만능주의가 극적으로 발현한 예가 바로 '단지것들'이라 결론 맺습니다.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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