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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抄- 은밀한 교배
게시물ID : lovestory_89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크리엄
추천 : 1
조회수 : 4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3/29 07:42:18
 분 꽃  


나는 분꽃 
밤에만 피는  키 작은 꽃 

알을 밴 꽃 한송이 피고 싶어 
내 무수한 씨앗들은 
밤마다 눈물겨운 교배를 한다. 

향기로운 혀 큰 나무를 흔들고 
나무보다 더 큰 그림자를 흔들지만 
우리를 기억하는 것은 어둠 뿐 
어둠속에 숨어 나부끼면서 
상처입은 잎새처럼 흔들리면서 
서로의 꽃들로 자란다. 

못자란 키만큼 사랑만큼 
연분홍 잎을 매다는 꽃초롱 사이로 
이따금 손들어 답례하는 우리는. 


.......................... 박  라 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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