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게에서 공감가는 글을 읽고 덧글을 쓰려다가 길어질 것 같아 옮겼습니다. 원글은 여기입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960496
여러 사건과 감정을 함께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고 완전한 이해와 공감을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슈주팬들 왜 저래? 연예인이 연애도 못 하나? 하시는 것처럼요.
사실 이건 팬질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더군요.
내 일이 아닌 이상 수면 위로 떠오른 결과나 한 부분 외에 전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이렇게나 많은 분들께 이해받아보기는 솔직히 슈주팬질하면서 처음입니다.
다음 달이면 9주년을 맞는 슈퍼주니어이고, 슈주 데뷔 전 개인활동을 포함해 거의 10년을 봐온 사람들입니다.
결코 얕은 시간과 표면적인 모습들로만 신뢰를 쌓아온 사이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슈퍼주니어와 엘프는 함께 자랐다고 스스럼 없이 말할 수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만 접했겠지만 하나의 검색어가 올라오면 그 수면 아래엔 수십가지, 백여가지의 일들이 묻혀있습니다.
개중에는 슈퍼주니어의 잘못도 꽤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바로는 문제될 게 없음에도 한 군데만 부각시켜 악의적인 여론이 조성되고 자극적인 기사 수천 건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 슈퍼주니어가 대중성을 잃고 팬들의 화력으로 움직이는 그룹이 된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성민 결혼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퍼져 있었고, 몇 번 공론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사은씨 측에서도 성민 측에서도 표시를 많이 냈거든요.
연애하는 것 좋고, 티 내는 것 괜찮습니다. 연애하는데 어떻게 티가 안 나나요.
그러나 연애한단걸 보여줄 듯 말 듯 하면서 팬들을 연애 중 스릴의 도구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겁니다.
성민은 자신의 블로그에 달린 '요즘 연애하는 것 티 나니까 조심하라'는 비밀덧글을 삭제하고 그 팬과의 이웃을 일방적으로 끊었습니다.
그리고선 열애설에 대해 '남을 팬들은 남고 떠날 팬들은 떠나라' 쓴 글에 공감을 눌렀습니다.
아이돌 최초로 유부남 수식어를 달고 현역 활동을 잘 한다면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만들 여지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중은 노래가 나오면 타이틀곡을 들어보고, 티비에 연예인이 나온다면 호감을 갖고 시청, 딱 거기까집니다.
결국 돈 써서 앨범, 상품 사고 투표해서 팔아주고 순위 높여주는건 일반 대중이 아니라 팬층입니다.
그렇게 팬덤이 한 번 모이면 팬이 팬을 부르고, 인기를 불러 정상급 아이돌에 등극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슈주팬들은 열애 인정과 결혼은 안 된다며 말렸습니다.
이미 슈퍼주니어는 한경 탈퇴와 유닛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 조미 영입 등으로 팬들이 갈려있는 상태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이젠 성민을 두고도 팬 성향이 나뉘게 됩니다.
게다가 대체할만한 다른 아이돌이 산재한 상황에, 누가 유부남에게서 환상을 사려고 입덕할까요.
기존 팬들이 와해될 뿐더러 신규 팬 유입도 막힙니다.
인기 얻는 모습을 보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팬질을 하고 싶지, 한 때 잘나갔던 내 아이돌이 하락세를 타고 밖으로는 구설수에 물어뜯겨, 안으로는 팬들 점점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은 팬은 없습니다.
하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천천히, 좋은 양상으로 마무리하게 하고 싶은 것이 팬의 마음입니다.
위의 이유+α들로 팬들이 결혼은 안 된다, 하더라도 간만에 팬들이 모여 벼르고 있는 리팩 활동은 끝나고 알려야 한다 등등의 의견을 냈고
그 과정에서 성민의 피드백을 바랐으나 그런 거 없었습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와중에 성민이 공감을 눌렀던 글에 슬그머니 공감이 취소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팬사인회에서조차 언급을 금지당했습니다.
팬 사이에서만 이야기가 돌던 상황이라 루머로 치부하거나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끝까지 성민이 말해줄거라 기다렸지만
열애 인정, 결혼 인정까지 기사로 먼저 접했고 그마저도 김사은씨 홍보로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슈퍼주니어의 브랜드? '팬사랑'이었습니다.
슈주들이 팬들은 정말 지극정성으로 챙깁니다.
요즘에야 역조공이 흔한 일이지만, 예전에는 음악방송 보려고 땀 뻘뻘 흘리며 줄 서있으면 슈주가 사비털어 마트에서 카트째 아이스크림 사다가 실어주고, 타팬들과 나눠먹곤 했습니다.
또 팬들의 반응에 대해 늘 SNS나 현장, 라디오 등을 통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피드백해줬고 연예인-팬 사이의 여러 감정들을 공유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10여년 동안 수면 밑에서 정말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사랑받는 느낌, 팬들을 위해준다는 느낌에 팬질을 계속해왔습니다.
그것이 슈퍼주니어의 세일즈 포인트가 된 거구요.
그런데 성민의 팬먹금 행위들로 그 포인트가 와장창 깨진데다, 아이돌 산업의 핵심인 '환상'을 건드린 점,
어떻게 10년을 버텨왔는데 브랜드 가치를 지켜야 하는 슈주에게 보탬이 될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팬들을 좌절케 했습니다.
여태까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 하고 빠순이ㅉㅉ하면서 욕을 할 때도 슈주는 팬들을 이해해주고 토닥토닥 부둥부둥 해줬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우릴 이해해주는 반면 성민은 왜 ..ㅋㅋㅋㅋㅋ큐ㅠㅠ
한탄을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주절주절 설명을 쓰게 된 것 같네요ㅠㅠ
만약 멤버가 결혼을 한다면 누구보다도 팬들 축하를 받게 하고 싶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럴 줄 몰랐거니와
개인홈에, 팬사이트에 꼭꼭 숨기고 어떻게든 더 좋은 타이틀, 더 높은 순위 붙여주려 했던 게 헛수고가 되어버려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다른 아이돌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돌 최초 트로트 음반ㅋㅋ, 대만 음악차트 최초 100주 1위 달성, 최초 중국 순위제 음악방송 1위, 최초 그룹 내 유닛 단독콘서트 등등
누가 몰라줘도 최초 기록들을 세워오며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했는데 이런 선례를 남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이 글은 개인의 생각이고, 다른 슈주팬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에 문제가 있다면 덧글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빠르게 피드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