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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마드모아젤 사강 (16) ㅡ19금 절때로 아님.
게시물ID : lovestory_896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3
조회수 : 8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3/15 2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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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연재》
  아듀, 마드모아젤 사강 16 



 우리는 그날도 신나게 놀았다. 남자들끼리만 있을 때 할 수 있는 오만 발광을 다 했으며ㅡ거기는 오직 우리밖에 없었으므로ㅡ 노래를 부르다가, 춤을 추다가, 수영대회도 했다. 

 강가에서 자라서 개헤엄에는 자신이 있던 나는 바다에서는 개헤엄으로는 빠져죽기 딱 알맞다는 것도 알았다. 수영은 단연 바닷가에서 자란 철규가 1등이었다.

 그리고 또 광란의 밤을 보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해가 중천에 와서야 일어난 우리는 역시 상규의 외갓집으로 가서 먹을거리를 얻어 와 밥을 해 먹었다. 이미 3시가 넘어 있었다. 그렇게 신나게 이틀을 보낸 우리는 슬슬 지겨워지려 하고 있었다.

 이제 뭘로 이틀을 더 보내나 고민에 빠져 있는데 봉필이가 모두를 소집했다. 

 “다시 하자!”

 어제 했던 ‘오줌발 멀리보내기 경진대회‘를 다시 하자는 것이었다. 봉필이넘은 어제 3등밖에 못했고, 지고는 못사는 넘이 재경기를 하자는 데야 어쩔 수가 없었다. 제일 센 넘이 그러는 데야 어쩔 것인가.  

 그렇다고 얄궂은 상상은 하지 마시라. 아무리 친구라도 남이 보는 앞에서 오줌을 깔길 미친 넘은 없다. 뒤에 서 있다가 기록만 쟀다. 그리고 ‘니가 꼴뜽했제?’ 물으려는 분들께 미리 말한다. 그래, 내 꼴뜽했다, 와, 이 가시나야! 내가 꼴뜽하는데 니가 머 보태 준 거 있나, 가시나야! 그래 안타깝으머 그때 거기에 와서 전립선엔 워떤 약이 좋다고 말이라도 해 주든강! 

 봉필이넘은 오줌을 얼마나 참고 참았던 것인가, 오줌발이 거짓말을 좀 보탠다면 로빈 훗이 쏜 화살만큼 날아가는 것이었다. 기네스북에야 당연히 올라갔을 것이고.

 나는 하는 짓들이 같잖아서 기타 연습만 하고 있었다. 저희들끼리는 함성을 지르고, 웃고, 떠들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솔밭에서 여자애들 소리가 들려오더니

 “종내기들, 지랄뼝들 하고 있네!”

 하고 한 가시내가 내질렀다. 모두들 이게 웬 마른 하늘에서 떨어진 비키니 입은 선녀들인가, 하는 표정으로 동시에 그쪽을 바라보았다ㅡ실제로 둘은 몸매도 엉망이면서 원피스 수영복까지 입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그런 복장을 하고 여기까지 온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나의 팔선녀감별 앱을 따로 가동할 필요도 없었다. 딱 봐도 팔선녀들이었다. 팔선녀들의 특징은 항상 껌을 씹고 있다는 것이다. 입을 벌려 쭈왁쭈왁, 크게 소리가 나도록 말이다. 거기에는 소리로 상대방을 기선제압하려는 그녀들의 작전이 숨어 있다. 그리고 끊임 없이 풍선을 분다. 심지어 팔선녀들 중 지도급 선녀들은 일반껌으로도 풍선을 만들어 부는 요술을 부리기도 한다.  

 무슨 경쟁하듯이 껌을 씹으며, 풍선을 불며 나타난 팔선녀 다섯은 우리의 발치에 들고, 메고 온 짐을 던지듯이 내려놨다.

 “종내기들 느그들, 비키라! 우리가 3년 전에 맞촤 논 장소다!” 

 그중 하나가 짜증을 부리듯이 말했다. 그녀들의 대장인 숙자였다.  

 저희들이 아무리 팔선녀라고 하지만 우리 거친 넘들에게 그러는 것은 간이 배밖으로 마실 나온 행동이었다. 역시 간이 배밖으로 100리나 마실 나온 것으로 소문났고, 말빨까지 센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대중의 바램을 정확하게 대변했다. 

 “장소가 쫍은 거도 아닌데 우리, 같이 놀머 안되나?”

 “그라지 머!”

 내가 실실 웃으며 다가가자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팔선녀들이 입을 모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들은 부산에 있는 팔선녀양성소로 유명한 B여고의 2학년들이었다. 우리도 당연히 2학년이 되었다.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학년을 속인 게 금방 뽀록나겠지만, 이미 공부와는 사돈의 팔촌도 넘었을 그녀들이 공부 이야기를 할 리가 없었다. 나는 우리가 ‘명성고’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다ㅡ무포에는 ‘명성고’가 없었다. 혹시나 잘못되더라도 죄 없는 우리학교를 욕 먹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곧바로 옆집(?) 주민이 됐다. 나를 뺀 나머지 시봉넘들은 신이 나서 팔선녀들은 앉아서 놀게 하고, 자발적으로 돌쇠가 되어 텐트를 쳐주고, 우리가 해놓은 밥과 반찬을 차려 주는둥 난리부르스를 땡기고 있었다. 특히, 봉필이를 비롯해 현재 사귀는 여자애가 없는 넘들 셋은 환장한 넘처럼 설치는 것이었다. 이미 무포에서 예쁘다는 여자애들 전부를 확보한 나는 당연히 초연했다. 

 내가 마치 전투 중에도 사색을 즐기는 장군처럼 멀찌감치서 기타 연습을 하고 있는데 말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니, 키타 완전 초보네!” 

 그리고는 대뜸 내게서 기타를 빼앗아 ‘해뜨는 집‘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기타도 기타였지만 노래도 깜짝 놀랄만큼 잘 불렀다. 깊은 울림이 있는 시원시원한 창법에 가성을 섞은 능란한 고음처리가 진짜 가수 같았다. 기타도 창주형 보다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배울 만했다.

 말순이 노래를 끝내기도 전에 나는 열렬한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우와! 니 진짜 노래 잘한다! 완전히 카수네!” 

 그리고 내 평가를 들려줬다. 말순은 안 그래도 곧 코스모스 나이트에 나가기로 이야기가 돼 있다고 했다. 나는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잘할 거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썩은 도토리 키재기라 해도 그중에서는 말순이가 제일 예뻤다. 

 “부산 내려오면 거기로 놀러온나. 술은 내가 사주께.“

 나는 술도 못 마시면서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근데 니, 1학년 때부터 키타 쳤을 낀데 못 쳐도 너무 못 친다야.”

 그러면서 말순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랬다면 지금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야 마땅했던 것이다. 

 “내가 워낙 음치라가 안 글나. 예쁜 니가 쫌 갈차 주라!”  나는 말순이의 의심을 차단하기 위해 너스레를 떨었다.     


   ㅡ17편으로 넘어갑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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