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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팬의 관계, 그리고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해
게시물ID : star_2570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쓰는고양이
추천 : 18
조회수 : 2706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4/10/15 12:11:28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각자의 생각은 전혀 다를 수가 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건, 재능을 판다기보다 이미지를 세일즈하는 장사입니다.
아이돌에게 실력이란 팬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해주는 장치일 뿐 그 자체가 대단한 세일즈 포인트가 되지는 못하죠.
가수라면, 노래를 잘 하거나 노래를 잘 받거나 그외 기타의 재능의 역량에서 많은 부분이 갈리게 되죠.
하지만 아이돌은 그 세일즈 포인트가 좀 다릅니다.
종종 제일 잘생기지도, 제일 노래를 잘하지도, 제일 잘생기거나 예쁘지도, 제일 춤을 잘추지도 않는 어떤 멤버가
그룹 내 팬덤이 가장 크고 코어도가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게 아이돌 장사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돌은 자신의 캐릭터를 세일즈합니다.
환상을 파는 직업이에요. 아이돌이란 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캐릭터를 소비합니다.
그 캐릭터에 맞춰서 응원을 하고 그 캐릭터가 가진 스토리를 함께 느끼며 감정적인 소비를 하게 됩니다.
그 소비 형태가 '그룹 내 끈끈한 관계성' 일 때도 있고 '평범하지만 노력하는 성실함' 일 때도 있습니다.
아이돌 장사라는건 결국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하는 장사예요.
어찌보면 예술보다 서비스업종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하면 팬들이 혹할만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시켜가며 팬들의 구미와 비위를 맞춰 판매하는 겁니다.

물론 아이돌에게도 인권이 있죠.
사생활로 비난당해서는 안됩니다.
그 사생활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요.
하지만 그게 캐릭터의 붕괴와 맞닿아있다면 얘기는 좀 다르죠.

최근 화제가 된 슈퍼주니어를 예로 들어봅시다.
슈퍼주니어의 팬들은 슈퍼주니어의 브랜드를 사랑합니다.
그 브랜드를 믿고 구매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죠.
슈퍼주니어는 그에 따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키고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슈퍼주니어는 부침이 많은 팀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건너오며 팬들도 멤버들도 많은 노력을 했죠.
리더인 이특이 군 제대를 했고 곧 다른 멤버들도 입대를 앞둔 가운데에
새 앨범이 나왔고, 팬들의 구매력이 곧 아이돌의 입상을 가능케하는 시스템 내에서
팬들은 나름대로 서로를 독려하며 구매를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결혼발표가 있었습니다.
적어도 리팩 활동 전에 발표해서는 안되는 거였죠.
아니 최소한 투어 중간에 결혼일정을 잡아서는 안됐죠.
하다못해 중국 팬페이지 운영자에게는 '결혼한다' 라고 말하고 한국 팬페이지 운영자에게는 '결혼 안한다' 라고 말해선 안되었죠.
모두 차치하고라도 갈 사람은 가고 남을 팬은 남으란 식의 글에 호감을 표해서는 안되었습니다.
이게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아이돌도 결혼을 하고, 연애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돌 팬들이 유사연애의 감정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돌의 결혼에 마음쓰지 않는 팬도 분명히 존재하죠.
하지만 적어도 캐릭터를 소비하는 팬들이 캐릭터의 변화에 적응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줘야죠.
이건 뒷통수를 친 거예요.
소문이 스물스물 올라올때 본인이 아니라기에 아니라고 믿었더니 날이 지나기도 전에 그렇다고 발표해버린건 사람 가지고 논 것 밖에 안됩니다.

아파트를 샀어요.
좋은 브랜드의 아파트였죠.
내 아파트는 아니지만 다른 동네의 같은 브랜드 아파트가 부실시공으로 밝혀졌습니다.
내 아파트마저 부실시공 의혹을 받으며 도맷급으로 넘어갑니다.
나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부실시공된 아파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측은한 눈길을 받게 되죠.
지금 슈퍼주니어 팬들의 분노는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결혼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현역 최초 유부남 멤버가 탄생했죠.
슈퍼주니어라는 브랜드는 유부남 멤버가 있는 그룹이 되는겁니다.
환상을 파는 아이돌이 적나라하게 현실을 보여주는 거예요.

이 모든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아두셔야 해요.
아이돌에게 돈을 쓰고, 소비하고, 응원한 건 팬들입니다.
아이돌 멤버가 팬들 마음에 상처를 줬다면 용서할 수 있는 것도 팬들이죠.
타인이 용서를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마음대로 용서해서도 안되는 거구요.

현대차 에어백이 안터지니까 안사면 되는거지 왜 욕을 하냐는 거랑 같은 말이에요.
현대차 에어백이 안 터지는 것에 대해 현대차 차주나, 앞으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도 있는 누구나 항의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현대차를 용서하거나 받아들이는 건 현대차 차주들이 해야죠.
현대차 안 산 사람들이 하면 안되는 거예요. 그들은 아무 피해도 받지 않았잖아요.

이해할 수 없다면 지나가시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겪지 못했다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데 겪지 않았는데 너네가 이상해. 라고 몰아가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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