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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바탕) 어제밤에 겪은 오싹했지만 결말은 훈훈했다?!
게시물ID : panic_896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찐소설가
추천 : 19
조회수 : 1958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6/07/28 09: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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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나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10시쯤해서 버스를 타면

내리는 시간은 열한시 반이 훌쩍 넘은 시간이죠.

저희 집으로 가는 길은 공원길과 일반적인 2차선 도로를 따라 가는길의 두가지로 나뉩니다.

그 중 공원길은 도로길 보다 훨씬 어둡고 풀숲도 있고 해서 항상 무섭지만, 엊그제 도로로 가다가 웬 차가 자꾸 따라와서
정말 엄청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어제는 공원길로 갔어요.

그리고 그 남자를 만나게 된겁니다.

그 남자와 저는 동시에 서로의 존재를 눈치챘어요.

땅만 보며 걷던 제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저 만치 멀리서 가던 남자를 발견했고 그 남자도 고개를 돌려 저를 바라봤거든요.

이미 1/3 정도는 지나온 길이었기에 다시 돌아가기는 애매했어요.

그런데 그 남자가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거예요.

혹시 나 말고 누가 있나 싶어 둘러봤지만 이 길에는 그와 저 뿐이었어요.

별일 없을꺼야 별일없을꺼야.

'너는 담장 너머로 뻗은 나무 가지에 푸른 열매처럼...'

쿵쿵쿵쿵!

살짝 눈을 감고 작게 찬송가를 부르던 제게 엄청난 발자국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남자가 저에게 달려오고 있었어요.

도망쳐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 남자가 저에게 오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물론 저에게는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지만요.

심지어 남자가 일반적으로 달려서 오는 느낌이 아니라, 무슨 타조가 뛰는 것 처럼 한번에 길게길게 뛰어서 오고있었습니다.

쿵쿵 소리도 그래서 나는거였구요.

제 앞에 도착한 그가 저에게 꺼낸 말은.

"귀신 아니죠?"

?!

"아 엄청 무서워서요... 뒤에 왠 여자분이 계속 따라오시는데 혹시 귀신이면 어쩌나 싶어서 확인하러 왔어요. 놀라셨겠다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허리를 푹 숙이시더라구요.

어 음. 결론적으로는 서로 화해(?)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 잘 왔답니다.

ps. 그렇게 뛴 이유는 귀신이면 겁을 주려고 그랬다나...
출처 사실 저 남자가 접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여자분께 정말 죄송스럽네요 ㅠㅠ
그땐 너무 무서워서 제정신이 아니었던듯...
그리고 대체 진짜 귀신이었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 거지 난...
다시한번 그 여자분께 죄송하단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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