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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폐가와 아이
게시물ID : panic_89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1
조회수 : 185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7/21 21:31:43
폐가와 아이

오전 10시 쯤 되었던 것 같은데, 욕조에 몸을 담그니 딩동하고 벨이 울렸다.
"아.. 누구야.. 막 들어온 참인데.."라고 중얼거리며
현관에 나가야 하니 서둘러 팬티 같은 걸 주워입는데 계속 벨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짜증내면서 옷을 입고 현관 문을 열어보니 아이가 서 있었다.

나 : 꼬마야, 왜 그러니? 누구 집 아이야?
꼬마 : 나 들어가도 돼요?
나 : 무슨 소리야. 지금 밤 10시 넘었는데. 너희 집 어디니?

별스러운 애 다보겠다 싶으면서도
번거롭게 했던 것에 대한 짜증이 치밀어서 집을 알아내려고 했다.

꼬마 : 여기 엄마 와 있잖아요.
나 : 형은 지금 혼자 사는데? 아무도 없어. 딴 집이랑 착각한 거 아니니?
     엄마가 누구 집 간다고 했는데? 형이 데려다줄게

부모를 만나서 한 소리 해주고 싶었다.

꼬마 : 형 이름 ○○아니에요?
나 : 맞긴 한데.. 엄마가 우리 집 간다고 하던? 너 이름이 뭐니?
꼬마 : ○☆에요
나 : ○☆라는 사람 모르는데. 너 지금 장난치는 거니? 형 화낸다?

그러자 아이는 침묵했고, 화낼 거라고 했지만 사실 이미 화내고 있었다.
한밤중에 난생 처음보는 꼬마가 와서 실랑이 하는 것도 짜증나는데
내 이름까지 알고 있으니까 묘하게 기분이 나빠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나는 구두를 신고 현관으로 나가, 그 아이에게
"일단 너희 집에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부모님께 할 말도 있고. 어디니?"
그러자 저쪽이라고 가리키길래 길을 물을 때 말고는 아무 말 않고 조용히 걸었다.
꽤 걷다보니 아이가 말한 집에 도착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집은 버려진 집이라 예전에 친구들이랑 담력시험할 때 와본 적이 있었다.
당연히 사람이 살 상태가 아니다.

놀라서 옆을 보니, 아이가 없었다.
무서워서 온힘을 다해 뛰면서,
가지고 나온 휴대전화로 같이 담력시험했던 친구에게 전화해서
친구들 모두 우리 집에 모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세 명 다 우리 집에 왔다.
있었던 일을 말했더니, 그 중 한 명도 어제 아이가 찾아왔지만 문을 닫고 쫓아냈다고 했다.
다들 놀랐지만,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결과
해가 뜨면 날이 밝을 때 다시 그 폐허에 한 번 다 같이 가보기로 했다.
가기 싫다고 거절하던 친구도 있었지만,
넷 중 두 명 집을 찾아왔으니 나중에 너희 집도 갈 거라고 하며 설득했다..
사람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

그리고 날이 밝고, 정오 조금 지나서 모두 모여서
폐허 뒷쪽에 있는 부엌문을 통해 들어가보았다.
어제 일 때문인지 대낮인데도 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다들 동시에 "아!"하고 소리를 질렀다.

거실 벽에 매직 펜으로 나와 다른 친구 이름이 적혀 있었다.
당연히 저건 우리가 쓴 이름이었다.

아이가 찾아온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벽에 적힌 글자를 지울 신너와 아이에게 공양해줄 꽃을 사러 일단 나와서
다시 돌아가 글자를 지우고, 꽃을 거실 중간에 두었다.
이상한 점은, 그 집은 그리 오래된 집도 아니고 누가 그 집에서 죽은 일도 없었다.
꼬마가 입었던 옷도, 요즘 아이들이 입는 옷 같았다.

그날 밤엔 무섭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도 있어서
넷이 같이 밤늦게까지 있으면서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할 만큼 다 했으니 이제 아무 일도 없겠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들 헤어져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던 그 때

"이제 오면 안 돼..."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넷 모두 들었다.
각자 귓가에서.
아마 꼬마의 엄마겠지.

그 후 별다른 일은 없었다.
친구 중 한 명이 실종된 것 빼면..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24348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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