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0주 + 육아 50여 일.
몰랐던 신세계를 매일 만나게 되면서, 하고픈 말이 엄~청 많아졌어요.
그런데 종일 아기만 들여다보고 있다 보니, 딱히 말 할 곳이 없었어요.^^;;
얼마 전 출산 후기를 올리고,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1270)
주절주절 이야기한 것들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가 임신 & 출산 & 육아의 시작을 경험하면서 겪은
다양한 상황에 대한 팁과 소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저의 이야기는 절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건 아닐꺼에요.
그렇지만,
제가 놓치고 있었던 점이라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가 겪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꼭 말해줘서
도움이 되게 해주고 싶다고 느낀 점들에 대한 이야기니,
혹시 도움이 되는 한 분이라도 있길 바라면서 남겨보아요. ^^
특히, 신랑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아..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고 알아주기만 해도 엄청 기쁘답니다. ㅋㅋ
1. 생리불순을 너무 걱정하지 말자.작년 11월 중순.
햇수로 연애 5년 만에 결혼을 하였습니다. ^^
그리고 올해 8월 중순.
예쁜 딸내미를 낳았습니다. ^^
뭔가 좀 날짜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의 속도위반 느낌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혼식 당일 날 생리가 시작하였으니 -_- 전 정말 결백합니다.
(신혼여행은 생리 이틀째 되던 날 시작되었습니다. 아하하하ㅜㅜ)
제 꿈은 중학교 때부터
"20살에 결혼해서 1년에 한 명씩 10명의 아기를 낳는 것" 이었답니다.
물론,
첫사랑에 실패하는 바람에.. 없던 일이 되었고,
저의 계획보다는 좀 많이 늦게(?) 27살에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고 난 지금은
출산의 고통을 알기에 -_-
꿈은 꿈으로만 남겨둘 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바뀌긴 하였지만요..
그런 저는 결혼 전,
굉장히 불규칙적인 생리를 했습니다.
방학이 되면 생리도 방학을 하였고, 어떤 때는 7~8개월 생리를 안 할 때도 있었고,
한 번 시작해서 2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피가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땐 진짜 짜증이 짜증이..... -_-;;)
정말 불규칙적이었어요.
그래서 전 임신이 잘 되지 않을까봐 걱정이 많았어요.
아마 생리가 불규칙하신 분들은 그런 걱정 많이 하실지도 몰라요.
실제로 임신 준비하시기 힘드실 수도 있구요.
결혼하자마자 아기를 빨리 갖고 싶은데...
11월 결혼식을 앞두고....
역시나 7~8월엔 생리 방학을 하고,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생리를 한 후 ;;;;;;;;
결혼식 날이 다가올 때까지 생리를 안하더라구요 ㅡㅡ
생리를 언제할지 모르니, 결혼식을 앞두고 조마조마 하였습니다.
(당일 날 갑자기 생리를 할까봐요................ 웨딩드레스는 하얀데.... -_-)
도저히 안되겠길래 결혼식 1주일 전에 병원에 가보았더니,
1주일 안으로 생리를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똬~악~!
결혼식 당일날 팡 터지는 센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그리하여 저희 신랑은
신혼여행 중 저희 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분노의 스노쿨링을 한 신랑이 되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신혼생리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12월에 무조건 임신을 할 것이라는 굳은 결심을 하였습니다.
12월 초. 호랑이가 나오는 꿈을 꾸었고, 뭔가 느낌이 빡 와서!
(나중에 계산해보니, 임신 1주일쯤 되었을 때 태몽을 꾼 거 였어요.)
아직 확인할 날짜가 되지 않았는데,
테스트기를 사서 확인. 한줄. 다음날 또 사서 확인. 한줄.
다음날 못 참고 산부인과가서 확인. 소변검사 임신 아님. 또 확인. 한줄.
이걸 반복했어요.
아닐 거야. 아니겠지. 그런데. 혹시나... 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다음날 또 테스트기 확인.
평소랑 다르게 연하게 한 줄이 더 뜨는거에요.
내가 잘 못 본건가. 불빛에 대고 요리보고 저리보는데,
분명 없다고 할 수 없는 한 줄이 있었답니다.
그 순간, 벅찬 마음은 정말 글로는 표현을 할 수가 없네요.
정말 기뻤어요. ^^
불규칙한 생리 때문에 임신이 잘 안 될까봐 어릴 적부터 걱정을 많이 했었고,
신랑 역시, 나이차이가 좀 있고, 몸무게가 나가는 편이라,
임신이 안 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대요.
테스트기가 며칠 동안 계속 한 줄 뜨니까,
실망한 마음에 저는
다음 달부터 사용할 배란테스트기와 병원 검진을 알아보며 지냈었고,
신랑은 테스트기 두 줄 보기 전 아침,
문득, 하체운동을 해야겠다며,
앉았다 일어났다를 갑자기 100개나 해서
다리에 근육통이 생겼던 참이었어요 ㅋㅋ
(그 다음날, 병원가는데, 어찌나 절뚝거리면서 가던지 -_-ㅋㅋㅋㅋㅋ)
임신에 대한 기대와 (혹시 아기가 생기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가지며 살았었는데,
지난 십수년 간의 걱정이 민망할 정도로 빨리,
결혼한 지, 한 달 4일 만에 아기가 생겼답니다.
참 감사했어요^^
일 년에 생리를 4번만 할 때도 있었을 만큼 불규칙적이었던 제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빨리 아기를 갖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답니다.
그러니, 생리가 규칙적이지 않다고 임신에 대하여 미리부터 걱정하시는 분들 없기를..
그리고, 혹시나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예쁜 아가가 언제라도 슝~ 찾아와줄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마음을 편히 가지시기를..^^
바라며,
초스피드 임신의 기운을 듬뿍 나눠드리겠습니다!! ^^
(이땐, 임신에 대한 기쁨만 생각한 채,
앞으로 다가올 입덧의 공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답니다.....흑)
2. 사람마다 다르다.
임신에서 출산 그리고 육아까지의 과정을 겪는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정말 100가지의 경우가 있다는 것을 새삼 자주 느끼게 됩니다.
그걸 딱!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어떤 카페에,
"출산 후 입원실에서 수유브라가 필요할까요?"
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출산 때 병원에 입원할 짐을 미리 싸면서,
<출산가방에 챙겨야 할 것> 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뭐뭐뭐 나오다가 꼭 "수유브라"가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근데, 당연히 수유브라는 없잖아요!?
그러니 이걸 꼭 사야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아주 소소한 질문이었지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셨나.. 글을 올려봤어요.
그랬더니, 답글이 쫘~~악 달렸는데,
답글을 다 읽다보니, 좀 웃기기도 하고,
아,, 정말 모두가 다르구나, 싶더라구요.
첫 댓글은 필요하다.
다음 댓글은 필요하지 않다.
그 다음 댓글은 필요하다.
그 다음 댓글은 필요하지 않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런식으로 진짜 많이 달려있었어요.
다들 본인들의 상황을 줄줄 얘기해주시면서요.
한 20개 달렸을 때쯤이면,
어떤 분 한 분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를꺼에요." 라고 말하실만도 한데..... ㅋㅋㅋㅋㅋㅋ
다들, 정말 꿋꿋하게
"꼭" 필요해요. 아니면 "전혀" 필요 없어요. 이렇게 달아 놓으셨더라구요.
이유도 정말 가지각색이었어요.
- 2박 3일 안에는 젖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필요가 없을 것이다.
- 막달 때부터 젖이 나오기 시작해서, 젖이 줄줄 샜다. 아마 젖이 흘러서 없으면 다 샐 것이다.
- 어차피 조금밖에 안나오니까 상관없을수도? 필요하면 뭐 그때 갖다 써도 될 것이다.
자기 경험들을 각자 이야기해주셨는데,
결론은, 가슴 사정에 따라 전~부 상황이 다르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그래서 저는ㅋㅋㅋㅋㅋㅋ
제 가슴 사정 때문에 필요없을까봐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 아까워서ㅋㅋㅋㅋ
신랑이랑 출산 전에 마트에 가서 상품을 봐두고,
급하게 필요하면 신랑보고 그 물건을 사오라고 했어요.
그랬는데, 병원에서는 젖이 돌지 않아서 필요 없었고,
조리원에서 콸콸 새고 난리가 나서, 급하게 사왔답니다.ㅋㅋㅋ)
그 날 그 글을 보면서,
아~ 정말 임신 출산 상황은 전부 다르구나. 싶었어요.
임신했을 때....
입덧으로 고생하는 분,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분,
임신성 당뇨로 고생하는 분,
조산기로 고생하는 분,
양수과다 혹은 부족으로 고생하는 분,
기형아검사 결과를 놓고, 양수검사를 하냐 마냐 걱정하면서 고생하는 분,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는 분,
숨차서 고생하는 분,
가지각색이죠.
이 모든 걸, 한 사람이 한방에 다~ 겪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걸 겪고, 저 사람은 저걸 겪고,
나는 이걸 요만큼 겪고, 같은 상황이지만 저사람은 저걸 이마~~~안큼 겪기도 하구요.
경우의 수가 너무너무 많아서,
모두 다!!!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 처음에 임신&출산 시와 관련하여
책에 나오는 여러 상황을 다~ 겪게 되는 건 줄 알았어요.
특히, 저 같은 경우는
막달에 숨차고 골반 아프다고 하는 얘기를 엄청 많이 들어서
막달을 초조하게 기다렸었어요.
저는 임신 초기에 엄청 숨이 찼었거든요.
숨 찬 그 시간이 너무너무 힘이 들었구요.
그래서 그걸 막달에 또 겪어야 하다니... 하면서 긴장을 탈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웬걸..
막달에 저는 골반도 안 아프고, 숨도 안차고, 손도 안 붓고, 끝까지 완전 쌩쌩했어요.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이,
마지막 날 뷔페 가서 폭풍 흡입하고 폭풍 산책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요.
저의 임신 초, 중기는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막달에는 하루에 1~2시간씩 산책도 하고,
사람들 만나러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랬는데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런 저에게 다들
"막달이라 힘들지?...... 막달이니 다음에 보자.. ;;;"
막 이러더라구요. -_-;;;;
임신 초기에는 숨이 엄~청 찰때는,
제가 숨차다고 하면, 주변에서,
초기에 숨이 왜 차냐고 ;;;; 숨은 원래 막달에 차는데?
아기 커져서 눌려야 숨찬거 아니야? 이러는데...
엄청 소심해졌었구요.
난 왜 숨이 차지?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이정도 숨 찬게 정상인가? 내가 이상한건가?
이럴 수밖에 없었어요....
(평소에 운동 안하던 사람들이 임신해서 혈류량이 늘어나면 숨이 차는 경우가 있대요 -_- 드물게요.. ㅋㅋ)
출산 당시도 아마 그렇겠지요..
날 잡고 제왕절개를 하는 사람도 있고,
양수 퍽 터진 소리를 듣고 급하게 병원 가는 사람도 있고,
양수가 살짝 씩만 흘러서 모르고 있다가 아파서 병원 가는 사람도 있고,
이슬이 짠 비추고, 그날 낳는 사람도, 일주일 후에 낳는 사람도 있어요.
진통을 1시간 한 사람도, 3일 한 사람도 있구요,
방송에서 별로 안 아파보이게 아기를 낳은 정몽주(?) 와이프님도 있고,
아파서 실제로 기절한 사람도 있구요...
모두가 다르다는 걸 전제로 하고, 인정해주고,
임신 출산 육아 관련 글을 읽어봐야 하고,
또, 산모를 이해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임신 기간 중에 산모들이 듣고 엄~청 싫어하고 속상해하는 말 중에,
“넌 왜 그렇게 유난이니?”
라는 말이 있어요^^
같이 고생하는 임산부들은 절대 그 말 안하는데..
먼저 고생했던 아기엄마들은 절대 그 말 안하는데..
결혼하지 않은 분들은 쉽게 그런 말을 아무 생각 없이 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피부 트러블이 심하게 나면, 왜 그렇게 유난이야? 누구는 피부 멀쩡하던데.
입덧이 심하면, 왜 그렇게 유난이야? 누구는 입덧 안하던데?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왜 그렇게 유난이야? 허리가 그렇게 아파?
하면, 완전 빡치지요. -_-
저 같은 경우
유난스러웠던(?) 부분이, “임신성 당뇨”에 <당첨>되었다는 것이었어요.
원래 당뇨가 없다가, 태반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당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인데,
수치가 많이 높지는 않은 편이라, 조금만 관리를 해주면 괜찮았어요..
음식 조절하는 저에게, 그냥 지나가는 말로 누군가 흘리듯 유난스럽다. 라고하면
많이 속상하더라구요. ^^:;
아주 무난~~하게 임신 기간을 넘기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복 터지신 분들이요..... ㅋㅋㅋㅋ
그런 분들은 이렇게 많이 말씀하실지도 몰라요.
“입덧? 야~ 애 낳아봐~ 그래도 입덧할때가 좋은거야~!”
“막달에 힘들다구? 야~ 애 낳으면 못 놀아. 그때가 좋은거야. 그러니 실컷 돌아다녀~”
그런데요,
전 입덧할 때보다, 아기 키우는 지금이 훨씬 좋은걸요? ㅋㅋㅋㅋ
비교도 못해요! 지금이 훨~~씬 좋아요~ 훨씬요.
아기가 새벽 2시에 깨서 2시간동안 칭얼칭얼 안아달라고 잠투정을 해도
1시간에 한 번씩 젖을 물리느라 몸이 박살날 것 같아도
입덧에 비하면 하나도 안 힘들어요.
출산의 고통하고 입덧을 비교하면? 전 한 번 더 낳을래요. 두 번 낳아도 돼요.
출산의 고통보다 저는 입덧이 더 무서워요..
입덧 >>>>>>>>>>>>>>>>>>. 출산 >>>>>>>>>>>>>>>>>>>>>>>>>>>>>>>>>>>>>>>>. 육아
요정도?
참고로 저희 엄마께서는
항상, 아기 낳을 때는 괜찮다. 아기 낳는 것보다 젖몸살이 더 힘들었다. 라고 하셨어요.
입덧을 심하게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께서는 항상 젖몸살에 한 표 였어요^^
젖꼭지가 너덜너덜해지고 뜯겨져 나갈 것 같은데도, 계속 물려야 하고,
젖이 뭉쳐서 가슴이 돌덩이가 되는데.. 죽도록 하루에도 몇 번씩 물려야 했대요.
그런데, 저는!
그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어서..
아니, 입덧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이것보다 심하다고? 라는 생각에 덜덜 떨면서
지역 보건소에서 하는 모유수유 교육도 신랑이랑 함께 받으러 가고,
산모교실 모유수유 교육도 받고,
마사지 방법도 배워놓고,
마사지 하시는 분 전화번호도 미리 알아두었어요.
그리고, 산후조리원에서 젖이 돌자마자
신랑이 그날부터 밤마다 신랑 어깨 다 바쳐서 죽도록 마사지를 해줬어요.^^
덕분에, 젖이 잘~돌았고, 젖몸살도 없었답니다.
정말~ 모두가 다 다른 상황을 겪게 되는 것 같아요.
임신하신 분들께서는
서로가 다르다는 걸 알고
책이나 주변 분과는 조금 다른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여서
걱정을 많이 하지 않으시면 좋겠고,
주변에 임신하신 분이 있는 분들께서는
모~두가 다른 모습이라는 걸 알고 존중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3. 만에 하나를 생각해보자.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랍니다.
임신 확인을 한 바로 다음 주
저희 부부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계획해 놨었어요,
5개월 전에 예약을 해두었던건데,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엄청 고민을 했어요.
4주차였는데,
그때는 대부분 임신인 것을 확인 못할 때인데,
그냥 다들 여행도 가고, 놀기도 하고, 하지 않나.
그러니 가도 되는거 아니냐.
그런데, 임신 초기에 장거리 여행 가지 말라는데,
가지 말아야 하는거 아니냐.
엄~청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차의 진동으로 인해 아기집이 생기는 것에 방해를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두꺼운 이불을 몸에 돌돌말아 애벌레처럼 차에 타서,
1시간 마다 한 번씩 이불을 돌돌 풀러가며 휴게소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여행을 가는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운 방법을 택하여서
결혼 후 첫 크리스마스&임신 기념여행을 떠났답니다.
그때, 임신 중에 장거리 이동하는 것에 대한 글을 엄청 많이 찾아봤어요.
가라. 가지 마라. 의견이 많이 나뉘어요 ^^
(특히, 임신 중 명절날 시댁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글^^ㅋㅋㅋㅋㅋㅋ)
임신 초기에는 엄마의 부주의로 잘못되기 보다는
그냥 아기의 문제로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런데, 만약에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잘못 되었다. 라고 했을 때,
그 죄책감과 속상함이 얼마나 크겠어요.
그러니, 장거리 이동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임신 초기에는 몸을 사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도 물론, 유난스럽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꺼에요.^^;;)
아니, 뭘 저렇게 유난스럽게.
어른들께서는, 우리 땐 그냥 밭일 하다가도 아기 낳고 그랬는데 뭘.. 이러실수도 있는데,
문제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없으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정말 만에 하나 문제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몸을 조심한다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저희 신랑의 경우는, 저보다도 훨씬 더,
제 컨디션과 아기 상태를 챙겼기 때문에
유난스럽다라는 말을 신랑한테 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오히려 그 반대상황 때문에,
임신기간 중에 딱 한 번 신랑이랑 싸웠던 적은 있었어요. ㅋㅋㅋㅋ
제가 10년 넘게 좋아하던 가수가,
이제껏 콘서트를 안하다가,
한창 임신 기간이었던 올해 처음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했어요. ㅠ_ㅠ
아마 처녀 때였으면,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 보러 다녔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결혼하고 일 그만두면서 어차피 돈도 없어서 전국 콘서트는 못가고 ㅋㅋㅋㅋㅋ
딱 1번만 보러 가야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신랑이 아기 낳고 가라고, 절대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농담인줄 알았어요. 근데, 진지하더라구요 -_-
그때 한창 입덧 막바지라 체력이 딸릴 때긴 했는데,
점점 나아지는 중이라, 콘서트 날짜 쯤이면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도 절대 안된다고 아예 결사 반대를 하는거에요.
그래서 싸움(=저는 울고불고, 신랑은 디비 자고-_-)을 시작했고,
제가 며칠 동안 눈만 쳐다보면 울고, 우울증 걸릴 것 같다고 하니까,
신랑이 마지못해 정 그렇다면 갔다 오라고 하더라구요.
막상 가라고 하니까, 차마, 제가 못가겠더라구요.
가서 콘서트 한 번 본다고 무슨 일 없을 것 알긴 아는데..
임신해도 다들 콘서트도 잘 다녀오고, 영화관도 잘 다녀오고, 하는 거 알긴 아는데..
정말, 만에 하나. 만약에.
내가 그렇게 빡빡 우겨서 갔다가,
사람 많은 곳에서 사고라도 겪게 된다면,
시끄러운 조명에 아기가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는데 아기한테 이상이 있기라도 한다면,
아니, 아기한테 이상이 없더라도,
아기가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데..
라고 생각하니까, 못가겠어요.
아마,
“32주인데, 명절에 가도 될까요?”
“시댁 제사인데, 꼭 가야할까요? 안가면 안될까요?”
이런 이야기도 다 비슷한 상황 아닐까요?
가도 되겠죠.
문제없는 경우가 더 많겠죠. 훨~씬 많겠죠.
근데, 정말 만에 하나.
아기엄마의 스트레스 때문에, 아기의 상태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어떻게 하죠?
차타고 다녀오다 아기가 잘못되어 유산하는 글이 종종 있었어요.
정말 드문 경우겠지만,
그게 만약 나라면,
우리 아기라면,.....
다행히도,
저희 시부모님께서는
첫 설날(입덧중), 첫 어머님 생신(여전히 입덧&너무 장거리임),
첫 아버님 생신(장거리), 첫 추석(출산 후 몸조리 중)을
제가 말씀드리지 않고, 상황을 걱정하기도 전에,
전부 먼저 오지 말라고 기분 좋게 말씀해주시고 배려해주셨어요.
저희 신랑 역시 언제나 모든 일에 다 제 컨디션을 먼저로 생각해주었구요.
저를 유난스러운 임산부로 만들지 않고,
만에 하나의 상황을 항상 먼저 고려해주어서 고마웠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늘 아기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제 몸을 챙길 수 있었어요.
임산부는 몸 상태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때가 많아요. 걸리는 일도 많구요.
그러니 언제나 만에 하나를 생각하며
조금 유난스러워 보일지라도,
이해해주시고 배려해주신다면 좋겠어요. ^^
4. 훅 들어오는 입덧임신 확인을 하고,
처음으로 초음파에서 아기집을 확인하고 심장소리를 들었던 날이었어요.
뚜쒸 뚜쒸 뚜쒸 뚜쒸
심장소리를 듣고, 어찌나 설렜던지요.
병원에서는 더 설레라고 일부러 심장소리 음향을 엄청 크게 해놓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신랑과 함께
초음파 사진과 아기수첩을 받고 너무나 기쁜 마음에
제가 사랑하는 뷔페에 갔어요. 전 정말 뷔페를 사랑하거든요.
(그날은 무한리필 스테이크 뷔페였어요 ㅋㅋㅋㅋㅋ)
진료 끝나고 너무 배가 고팠기에,
한 접시를 냅다 퍼먹었어요. 정말 꿀맛이었어요.
그날 먹었던 샐러드바에 있던 찹스테이크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한 접시를 다 먹고,
다음 접시를 퍼왔어요. 더욱 고기의 비중을 늘려서 말이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뭔가 좀 이상한거에요.....
체했나? 첫 번째 접시가 거의 풀떼기밖에 없었는데.... 고기 몇 개 안 먹었는데...
체끼가 이렇게 빨리 올라오나? 이게 뭐지?
하면서, 뭔가 몸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접시를 먹는데, 잘 안먹히더라구요.
억지로 억지로 한 접시를 더 먹었어요.. (ㅋㅋㅋ 뽕을 뽑아야기에...ㅠㅠ)
그리고는 도저히 안 되겠길래, 배가 부르다며 포크를 놓았답니다.
전 몰랐습니다. 입덧이 그런건지..
그날 그 뷔페에서 갑자기 입덧이 시작된거라고도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때부터였어요.
그 이후부터,
저는 정말 그 샐러드바에 있던 찹스테이크의 맛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진짜 생각만해도 토할 것 같았거든요. 아니 토했어요.
고기를 못 먹는 입덧이 시작되었고, 고기거부에서 시작된 입덧은
아예 이 지구상에 아무것도 먹고 싶은 것이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어요.
저처럼 식탐 많은 사람이
아무리 먹을 걸 떠올려도, 먹고 싶은게 아.무.것.도 없는거에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아... 추억돋네요. 생각만 해도 또 토할 것 같네요.
물도 먹기 싫고, 고기도 먹기 싫고, 피자, 후라이드 치느님, 양념 치느님을 비롯하여
모든 반찬이 다 먹기 싫었어요.
임산부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
“뭘 먹어야 좀 나아지나요?” 하는 글이 참 많이 보여요.
그런거 물어보시는 분은 상태 좀 나은거에요.
그 글에 댓글이, 또 쭉~ 달립니다.
생강차를 좀 먹어보세요, 참크래커요, 과일 드세요. 씨리얼이요. 등등등
좀 차갑고, 마른 과자류, 토할 때 덜 역겨운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입덧이 심해지면
그 글에 쓰인 글자만 봐도 토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먹고싶은게 뭔지, 먹을수 있는게 뭔지 떠올리는 시간이 너무 괴로웠어요.
그런데, 더 괴로운건.. 그렇게 먹기 싫은데..
배가 고파요. 아기는 배가 고픈거겠죠.
배가 고파서 허기가 지면, 속은 훨씬 더 안 좋아요.
보통, 입덧을 빗대어 말할 때, “술먹고 배탄 느낌?” 이라고 말하잖아요.
절~대 그렇게 심심하게 말할 순 없어요.
입덧은
1차로 소주 먹고, 2차로 막걸리 먹고,
3차로 맥주 먹고, 4차로 섞어 먹고, 5차로 다시 소주 먹은 날.
그 날 따라 폭풍이 몰아치고 바다에 파도 높이가 이만~큼 올라가는 거예요.
그 상태로 배에 타요. 타자마자 멀미가 시작되고 숙취가 올라오기 시작해요.
머리도 아프죠. 실제로 입덧하면 두통도 많이 와요.
속이 울렁거려서 토를 해요. 그런데.. 그 상태에서 배가 고파요.
그래서 그 채로 3일 정도 놔둬서 굳은 피자를 먹어야 해요. 안 먹히죠.
근데 먹어야지 안 먹으면 배고파 죽을 것 같아요. 근데 먹으면 토해서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최악인건.. 그 느낌이 24시간 지속되요. 안 끝나요.
더더더 최악인건.. 언제 끝날지를 몰라요....
저 같은 경우는
정말 천만 다행으로(?), 5주 초반부터 15주 후반까지 딱 10주간 입덧을 했어요.
더욱 다행이었던 것은 하루에 토를 한 번씩만(?) 했어요. 그 정도면 땡큐죠.
그리고 다행이었던건 정말 기쁘게도 10주 동안 정확히 몸무게가 7kg 빠졌어요.
너무 기운이 없는 상태였고, 입덧 중반쯤에는 숨이 차기 시작했고,
집에서 화장실만 가려고 해도 숨이 차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혈압도 너무 낮아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쌤께서,
언제 쓰러져도 놀랄 일이 아니니 놀라지 말고,
쓰러지는 순간에 정신 딱 붙잡고, 배만 좀 조심해서 쓰러지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할 때, 입덧 난이도 상, 중, 하가 있다면
저는 딱 “중” 정도의 입덧이었던 것 같아요.
하루에 10번씩 토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는 사람도 있고,
한 달 동안 수액 맞으면서 입원하는 사람도 있으며,
10kg이 빠지는 사람도 있고,
잘못 당첨되면(!) 진통하면서 애 낳으러 가는 순간까지 입덧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썩 괜찮은 입덧이었던거죠.
물론, 입덧 기운도 못 느끼고 넘어가시는
진짜 전생에 나라구하신 분들도 있지만요.
입덧은 정말 임신 이야기의 꽃인 것 같네요.
그런 입덧은,
정말 어느 날 훅 왔다가, 정말 어느 날부터 살짝 없어져요.
끝이 나긴 납니다.
전날까지 멀쩡했다가, 갑자기 입덧에 시달리는 분이 계시다면
많이 배려해주세요.
인생 최고로 힘들었던 시간이었어요.
입덧하면서 직장다니시는 분들, 진~짜 많이 배려해주세요...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죽을 것 같은 시간이에요.
임신한 동료 간식 뺏어 드시지 마세요...... 생명줄같은 간식일꺼에요...
대중교통에서 배 안나왔는데 노약자석에 조심스럽게 임산부 뺏지 내놓고 앉아계시는 분들..
제일 힘들때구나.. 하고, 배도 안나왔는데 앉았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배나왔을 땐 차라리 편해요..
그리고.........................
임신 확인 하시고 나서,
뭘 조심해야 할까요? 태교를 시작해야 할까요? 물어보시는 초기 임산부님들..
맛있는거 한번이라도 더 먹으러 다녀오세요...
그리고 아무한테나 믿으시는 분께 기도하세요.
입덧이 훅 찾아오지 않고, 살짝 지나가게 해달라구요....
+
임신 초반기의 이야기를 해보았네요^^;;
다음번엔, 지난번에 올리려다 말았던
출산&육아 초반의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