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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관련된 이야기들 중에서는 자신이 UFO나 외계인이 가하는 신비한 힘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정신을 잃고 먼 곳으로 갔다거나 혹은 외계인들한테 신체의 장기 일부가 해부되는 생체 실험을 당했다는 무서운 내용들도 있습니다.
이런 외계인 납치 이야기는 20세기에 들어서 처음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중국의 고전 문헌들에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먼저 중국 청나라 때의 문헌인 송자현지(松滋縣誌)에 실린 외계인 납치 이야기부터 소개해 봅니다.
청나라 광서(光緖) 황제가 다스리던 무렵인 1880년 5월 8일, 중국 호북성(湖北省)에 담(覃)씨 성을 가진 사람이 새벽에 일어나서 집 뒤편의 산에 우거진 숲으로 산책을 나섰는데, 숲에서 엷은 문처럼 생긴 이상한 물체를 보았습니다. 그 물체는 파란색과 하얀색과 붉은색과 노란색과 검은색 등의 다섯 가지 색깔의 빛으로 번쩍였습니다.
‘저게 대체 무엇일까? 더 가까이 가서 봐야겠다.’
(UFO를 그린 수많은 그림들. 사실 UFO를 연상케하는 괴현상들은 현대에 와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의 문헌과 그림 등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런 궁금증을 품은 담씨가 그 빛나는 물체를 향해 다가가자, 갑자기 어디선가 불어온 회오리바람이 그의 몸을 감쌌습니다. 그러더니 담씨는 그 회오리바람에 휩싸인 채로 하늘 위로 높이 치솟더니 구름 속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습니다. 물론 그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이 벌어진 일이라서, 담씨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놀랍고도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마구잡이로 하늘과 구름을 떠다니던 담씨는 갑자기 어느 높은 고개로 떨어졌습니다. 담씨는 자신이 혹시 악몽을 꾼 것이 아닌지, 하고 불안하게 여겼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나무꾼 한 명이 담씨를 보고는 “당신은 어디서 온 사람이오?”하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러자 담씨는 “호북성에서 왔소.”라고 대답했고, 이에 나무꾼은 “호북성은 여기 귀주성에서 동쪽으로 1천여 리인데, 그 먼 곳에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소.”하고 말했습니다. 놀란 담씨는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동안 무려 18일이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고 합니다.
혹시 담씨는 UFO가 내뿜은 신비한 힘에 의해 강제로 하늘로 들어 올림을 당해 거의 18일 가까이 허공을 떠도는 실험을 당하다가 간신히 지상으로 돌아왔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두 번째로 소개할 자료는 중국의 문헌인 대리고일서초(大理古佚書抄)인데, 송자현지보다 더 자세하면서 영락없는 외계인에 의한 생체실험을 연상시킵니다.
명나라 가정(嘉靖) 황제가 7년째 다스리던 해인 1528년 5월 3일, 하늘에 어느 떠돌이 별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 떠돌이 별은 스스로 동남쪽으로 날아나가다 서북쪽으로 향했으며, 매우 밝은 빛을 뿜었는데 꼭 큰 수레바퀴(巨輪)처럼 생겼습니다. 떠돌이 별은 높아지고 낮아졌다가 가다가 멈추고를 반복했는데, 그것을 본 사람들이 1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떠돌이 별은 밤 삼경(三更 12시인 자정 무렵)에도 보였는데, 점창산(點蒼山)의 녹도촌(綠桃村)이라는 마을에 떨어졌습니다. 녹도촌에는 돌을 다루는 기술자(石匠)인 화경(和庚)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자 이상하게 여겨서 빛을 따라 가보았더니, 큰 집처럼 생긴 멧돌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멧돌은 파란 색과 붉은 색과 하얀 색과 노란 색과 녹색의 다섯 가지 빛을 내뿜었습니다.
멧돌 가운데에는 두 개의 물체가 있었는데, 사람처럼 생겼으면서도 사람이 아닌 듯이 느껴졌습니다. 그것들은 화경을 잡더니 멧돌의 안으로 데려갔습니다. 멧돌의 안은 눈이 부실만큼 빛이 밝았으며, 두 물체는 갑자기 화경의 염통(심장)을 끄집어내더니 자세히 보는 것이었습니다.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생체실험을 겪었다는 사람들의 일화를 토대로 그려진 그림들. 중국 명나라의 화경도 저런 일을 당했던 것일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화경은 자신의 눈앞에서 심장이 꺼내지는데도 고통을 몰랐고 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두 물체가 말을 하자, 그 소리는 사람과 비슷했지만 무슨 뜻인지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화경의 주변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그곳에는 해와 달과 온갖 별들이 가득했고, 사방이 온통 붉은 색이었으며, 얼음처럼 추웠고, 집이 없었으며, 사람들의 얼굴은 둥글고 눈이 3개나 달렸고, 누가 남자고 여자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화경이 평생 들어보지 못한 이상한 언어를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보니 화경은 자신이 돌을 다루던 작업장에 있었습니다. 그가 집으로 찾아가자, 사람들은 화경한테 “자네가 없어진지 1년이 지났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건가?”라고 물었지만 화경도 자신이 어디에 있었던 건지 알 수가 없어 대답을 못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화경의 몸을 살펴보자 그의 가슴에는 붉은 색의 상처가 나 있었는데, 화경은 그것이 자기 심장을 꺼낸 흔적이라고 여겼습니다.
녹도촌에 나타났던 오색 빛을 내뿜던 멧돌 같은 물체는 UFO였고, 화경을 강제로 데려가 심장을 꺼내는 생체실험을 한 자들은 외계인이었으며, 그들은 화경을 자신들이 사는 외계의 별로 데려가서 구경을 시켜주다가 1년이 지난 다음에 지구로 돌려보내주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출처 | <중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292~294쪽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05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