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시가 멀리 있는 그대 지금 안아 줄 수 없는 그대의 가슴으로 들어가 그대의 숨결과 온몸을 뜨겁게 덥히고 솜털들도 곤두서게 하고 솜털들의 떨림까지 세면서 입김을 불어넣고 마침내 흠뻑 젖은 꽃잎을 열고 꽃동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가장 예민한 성감대를 강하게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폭포처럼 쏟아지는 그대의 오르가즘을 그 질펀한 쾌락의 극점을 끝없이 탐닉하기를 오직 그대만을 위해 기능하기를
그러나 나의 시는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도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도 세상의 모든 여린 것들에게도 오르가즘을 나눠주자고 한다 오르가즘으로 쓰다듬어 주자고 한다 오르가즘으로
그래, 나의 시는 그래서 불온하다
** 모텔에서 6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좋았겠지만, 하염없이 좋았겠지만, 나는 문득문득 피골이 상접한 아프리카의 아이들과, 북한의 어린이들과, 이름도 선명한 남자 중학생교복을 입은 아침에 만난 파지 줍는 할머니를 떠올렸습니다. 내 욕망은 언제나 거리낄 것 없이 당당한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나는 수도 없이 멈칫거렸습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