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김한준 기자)“게임 과몰입은 부모의 양육태도, 학업스트레스와 청소년의 자기통제저하 등 사회심리적 환경에 기인합니다”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정의준 교수는 6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소강당에서 진행된 2019 게임문화포럼에서 게임 과몰입의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강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9 게임문화포럼은 세계보건기구 11차 국제질병분류(ICD-11)에 게임장애 코드 등재를 앞두고 이를 재조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정의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가 주장하는 게임장애의 실체가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 2천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게임 과몰입군과 일반군으로 구분해 진행한 연구 결과 청소년 게임 이용자의 60%가 특별한 통제가 없어도 일반군과 과몰입군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내내 과몰입군에 자리한 청소년은 2천명 중 11명이었다.
변화 요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 자기통제력, 게임을 즐기는 시간, 부모의 과잉간섭과 기대, 부모와의 대화시간, 교사와 친구와의 관계 등이 지목됐다. 유럽이나 북미와 달리 입시문화가 치열한 한국의 특수성이 게임 과몰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정의준 교수가 특히 강조한 것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였다. 정 교수는 “부모 자신의 심리상태가 자녀의 게임 과몰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부모 스스로의 사회심리적 지수가 자녀에 큰 영향을 준다. 부모가 불안하면 자녀도 불안하고 이는 자기 통제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청소년 게임 과몰입은 청소년 시기의 특수성과 맞물려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주변 환경 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 포럼에서는 플로리다 스태트슨 대학교 정신의학과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의 기조강연과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의 연구결과 발표도 진행됐다.
퍼거슨 교수는 “게임장애를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가 빈약하다. 공격성이나 폭력성 모두 게임과 관계가 있다는 근거가 없으며 게임중독은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증상에 가깝다”라며, “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질이 낮은 기존 연구가 많다. 연구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해 조작된 결론을 발표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덕현 교수는 “90여명을 3년간 추적해 800건의 MRI를 촬영했다. 해부학적 연구와 기능적 활성화 연구를 진행해 게임과몰입이 뇌에 미치는 결과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게임과몰입군의 뇌 변화는 MRI로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뇌의 연결성이나 활성화 되는 부위가 바뀌는 등 기능적 변화는 관찰됐다”라며, “뇌의 기능적 변화는 주로 공존질환과 관련이 있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변화 추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게임과몰입 개념에 있어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아형과 관련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