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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겪은 군생활6
게시물ID : military_49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렇게저렇게
추천 : 6
조회수 : 8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09 00:43:35
쓰다보니 이거 쓰는 것도 일이네요...
머리속에서 기억을 끄집어 내야 하는데 생각을 글로 정리한다는게 이리 힘들줄은....
근데 기억이...점점 이상해 지고 있어서 큰일입니다. 이제 상병을 써야하는데...혹한기가...기억이 잘.....
 
9. 상병을 달다...후임을 받다.....아들이 생기다....혹한기 훈련
 
2001년 12월 드디어 상병을 답니다. 10월말에 있었던 소원수리 덕분에 내무실 분위기는 엉망진창이지만 그 당시 병장급들은 이제 슬슬
전역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거의 신경을 안씁니다.
외출나가는 후임에게 오버로크를 부탁하고 받은 다음....후임 앞에서 약장이 무거워서 고개가 수겨진다....하며 놀렸던 기억이 선하네요...
그러면서 정보병 후임도 생겼습니다. 그넘도 정보학교 갔다왔다고 하더라구요. 때문에 제 위에 있던 선임...지통실 소속이긴 했던거 같은데
정훈병으로 빠집니다. 솔직히 대대급에 정훈병 TO도 없습니다. 그냥 만들어낸 직책 같더라구요..물론 정훈실은 있었습니다. 짱박히기 참 좋은....
 
근데 이넘의 후임놈....처음에 참 대책없었습니다. 말을 못알아먹는거야 신병이니 그려려니 하고...문제는 일을 시켜놓으면 제가 꼭 확인을 하고
수정을 해야 하는 사태가....그때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생활하는 지금도 남 시키는 것보다 제가 하는게 맘편합니다. 힘들어도...
그리고....이자식...그 당시에 사회 패션이 일부 교복이나 정장 같은 경우 타이트하게 입는 거였습니다. 좀 시간이 지난후 이야기지만
후임이 백일휴가 다녀왔는데 군복이 이상합니다. 아무리봐도 이건 군복이 아닌듯한 느낌...
갈궈서 이실직고 하라고 했더니 그래서야 이야기합니다. 나가서 세탁소에서 바지 줄였답니다. 길이를 줄인게 아니라 뭐라해야하나...아예 리폼입니다.
이건 싹 뜯어서 바지폭을 줄였놨으니 말이죠...타이트하게....세상에 군복에 저렇게 신경쓰는놈 처음봤습니다. 그래도 그자식 없으면 저 혼자 일해야
하니 어떻게던 사용하고자 합니다. 근데 또 눈에 거슬리는게 생깁니다. 워드치다가 습관적으로 다리 꼽니다...몇번 모른척 넘어갔지만 다른 사람한테
걸리면 난리나겠다 싶어 몇번 갈궈서 한동안은 조용히 지내도록 했씁니다.
 
여느날 처럼 지통실에서 치이다 내무실에 들어갔는데 신병 2명이 각잡고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대대 인사계원(1달 후임)한테 가서 물었습니다.
 
본인 : "뭐냐?"
 
인사 : "어떤거 말입니까?"
 
본인 : "내무실에 각잡고 있는 땡글이들(땡글땡글하게 생겼습니다)"
 
인사 : "생긴거 보면 모릅니까? 똑같이 생겼던데? 아들입니다"
 
본인 : "누구아들? 내 아들?"
 
인사 : "네..."
 
본인 : "빨리 온거 보면 신교대 애들인데....신교대 12월 군번 없다하지 않얐냐?"
 
인사 : "신교대는 맞는데....하여간 X상병님 아들입니다."
 
졸지에 아들 2명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타중대에서 또 하나 관심사병 관리 안되니 본부중대로 내칩니다...이넘도 빽이 있는지 PX병으로..
왔는데 이넘도 12월이랍니다. 난 하나인데.....아들이 3명....후달립니다.....
저희의 풍습이 아들이 군대 갈때 A급 전투복을 아버지가 다려주는 룰이 있었습니다. 전투화는 처부 선임이 닦아주고...
아들 3명 동시에 휴가나가게 되서 전투복을 다려줘야 하는데....제가 시간이 없습니다. 허구언날 야근에 근무에...주말에도 상황근무 서는데 ...
토요일 하루종일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서 한명분 전투복 다렸는데 월요일날 휴가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일요일도 상황근무 3번인가 들어가게 되서
도저히 다림질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1달 후임들에게 미안하지만 부탁한다고....흔쾌히 받아줍니다....제가 놀면서 그러는거 아닌걸 알기에...
아들한테는 또 따로 미안하다 했습니다. 아버지가 다려줘야 하는데 내가 시간이 없어 못다려서 부탁해놨으니 걱정말라고..
그렇게 아들놈들 휴가 보냈는데 두고두고 미안했습니다.
 
일정상으로 보면 어느게 우선순위인지 헷갈리나 혹한기 훈련을 마지막에 쓰는게....잘 기억이 안납니다. 어떻게 훈련을 했는지....
훈련 준비는 뭐 여태 말씀드린 훈련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따로 언급은 안드리겠습니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무지막지하게 추웠다...이겁니다.....그냥 있어도 추웠고...자는 D형 텐트는 온기가 이슬이 맺어 내부에서 얼어버릴 정도였으니까요
새벽에 일어나서 상황근무 보러갈때 얼어있던 전투화의 추억은...최악이었습니다.
혹한기는 쉽고 어려운게 없이 무조건 어려운 훈련이라 기억이 많이 나야 하는데 잘 안나네요...
 
 
10. 내가 구타를 하다니(?)..........
 
제가 상병 달기 전에는 참 많이 맞았습니다. 말로 잠깐 갈구는 정도야 뭐....우습죠...
근데 소원수리 이후 구타를 일삼던 고참들은 전출당했고 다른 사람들도 몸사리느라 구타는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번 엄청나게 후임병을 갈군 적이 있는데 일병 때 3월 군번 4월 군번이 있었는데 4월 군번놈이 3월 군번에게
 
"사회에서 만났으면 넌 죽었어"
 
이런식으로 말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데려다가 군대가 니네집 안방이냐...3월군번이 니친구냐.....하며 무지하게 한번 갈군적이 있습니다.
이때 4월 군번 후임을 위해줄껄 하는 생각이 드는 사건이 상병달고 발생합니다.
3~5월 사이에 발생한 일인 듯한데.... 어느날 지통실에서 낮에 일하고 있는데 통신대 후임한명이 편지 꾸러미를 가지고 저에게 옵니다.
 
후임 : "X상병님...이거 뭔지 아십니까?"
 
본인 : "몰라..그게 뭔데?"
 
후임 : "편지 같은데....X병장님 것도 있고....X일병 것도 있고....다 우리 중대 사람들 겁니다..."
 
본인 : "우선 줘봐...내가 알아볼테니...근데 어디서 났냐?"
 
후임 : "옥상 올라가는 통신대 계단 있지 않습니까? 거기 막아놓은 합판 뒤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고참한테 물어보긴 좀 일이 커질것 같아 후임병들 위주로 돌아다니면서 확인해봤습니다.
결과는?????
3월 군번 후임 휴가 갈때 부탁한 편지들입니다. 아무래도 군사우편은 언제갈지 모르니 거의 대부분 휴가나 외박 외출 나갈때 부탁해서 외부에서
보내곤 했는데 3월 군번 후임이 휴가 갈때 부대원들이 부탁한 모양입니다.
특히 한 후임의 편지는 여자친구 부모님께 무슨 잘못을 했는지 그에 대해 사과하는 편지라 꼭 보내줘야 한다고 당부까지 한것 같은데 여기 그대로 있는 겁니다.
그때부터 뵈는게 없습니다. 안그래도 3월 군번 후임을 제가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고를 친거죠...
참고적으로 말씀드리면...이넘도 부적응자 입니다. 원래 취사장이었나 그런데 손에 주부습진인지 물집인지 잡힌다고 지랄해서 행보관이 행정계원으로
데려갔습니다. 보급계원으로 썼던걸로 기억합니다. 거의 행보관 비서입니다. 작업...이것만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넘을 찾아보니 화장실 청소하고 있답니다. 업무시간에...행보관이 하라고 했다나....
가서 보니 사로에서 좌변기 닦고 있습니다.
 
본인 : "야...너 전에 X병장님이랑 애들이 편지 보내달라고 부탁하지 않얐냐?"
 
후임 : "네...그래서 휴가 나가서 보내고 왔습니다."
 
본인 : "(편지 뭉치를 흔들며)아 그래?....보냈단 말이지?"
 
후임 : "네 휴가 나가자 마자 보냈습니다"
 
이때부터 뵈는게 없습니다...그럼 내손에 있는 편지는 어디 반송된거냐? 아님 편지를 2장씩 쓴거냐......그렇게 말해도 보냈답니다.
 
사로에 박아놓고 발로 때리기 시작합니다.
 
본인 : "더 맞기 전에 불어라"
 
후임 : "휴가 나가면서 받았는데 까먹고 있다가 복귀하고 나서 보니 건빵주머니에 편지가 있길래 숨겼습니다."
 
이때부터는 자비란 없습니다. 그냥 고참에게 갔다 줍니다. 당신의 편지가 내손에 있노라고.........고참이 때리진 않았으나 이후 엄청나게 갈굼 당합니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후 주말...
이 3월 군번 후임이 면회 외출을 나갑니다. 저희 부대는 부모님 면회 이외에는 외박이 안됩니다. 외출정도만 가능했는데....외박을 나가기 위해
시내 다방 아줌마에게 얼마를 주고 엄마 행세해서 외박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곤 했습니다.
하여튼 이 후임이 여자친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면회가 와서 외출을 나갔습니다.
외출 복귀시간은 오후 8시까지....근데....위병소와서 확인하고 외출자 명단 확인하다보니 한명이 빕니다.
그놈입니다. 외출 미복귀 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상황보고 있는 와중에....위병소에 면회기록 가져다가 핸드폰 연락해도 안받습니다.
부대 비상걸립니다....이건 탈영입니다. 탈영.... 순간 드는 생각은 저번주에 내가 때려서 그거 때문에 탈영한건가.....이 생각에 식은 땀이 흐릅니다.
중대장, 행보관 소환당하고 그때부터 간부들 수색 시작합니다. 일요일 오전...중대장이 찾았습니다. 모텔이었나...어디였나...
그래서 왜 미복귀했냐 물어보니 술을 먹었는데 취해서 복귀하면 혼날까봐 무서워서 안들어 왔답니다.
순간 제가 한 구타때문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저 인간의 머리엔 뭐가 들었나 생각이 듭니다....당연히 탈영이 큰데....
이 후임은 후에 영창인지..군기교육대인지 갔다가 옆 대대로 전출 당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급계원을 맞게 되었는데 창고 가보니 뭐 이건...전출간 그넘은 창고 안에서 큰 볼일도 본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제 정신은 아닌것 같다며 청소해야 하는데 짜증난다는 하소연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추가로 옆대대와 우리 대대는 낮은 철조망만 쳐있고...심지어 개구멍도 존재 하는데 그놈이 넘어 와서는 저를 포함해 지 선임들이었던 사람들에게
 
"어 형....잘있었어....?"
 
이 지랄합니다. 이후 신경껐습니다....상종하면 안될놈이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원래는 2002년 월드컵까지 쓰려고 했는데...좀 길어지는 듯해서 다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드는 생각은 제가 이 후임을 때린게 잘한 짓인지....아니면 내 기분에 화풀이를 한건지...
그 당시에는 그놈은 맞아도 싸다...라는 생각을 했는데.....기억이 희미해진 만큼 글을 쓰다보니 애매모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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