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게시물ID : lovestory_89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2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1/17 09:57:23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KzyR9qpAdd4






1.jpg

조동례가난한 풍경

 

 

 

외롭다는 이유로

세상 등지고 싶은 사람 하나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건

그도 배고프고 나도 배고팠던 것

세상을 등진 그가

나에게 한 발짝 다가오면

벼랑을 등지고 사는 나

물러설 곳이 벼랑이어서

벼랑이 한 발짝 가까워지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 하나로

물러설 곳도 나아갈 곳도 잊고

주머니에서 풀씨 몇 개

비상금처럼 털어내고 있다

하마터면 나도 외롭다는 말을

탈탈 털어놓을 뻔했다







2.jpg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나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3.jpg

정호승여행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4.jpg

강성은아름다운 계절

 

 

 

눈보라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다

죽은 개를 묻으러 무지개 너머로 갔다

어젯밤 내 얼굴을 핥던 개

잠 속에서도 내 얼굴을 핥았다

깊은 밤

내 혀는 한없이 길어져

낯선 얼굴을 핥았다

침이 흥건했다

 

죽은 개를 묻으러 무지개 너머로 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5.jpg

김광렬그리움에는 바퀴가 달려 있다

 

 

 

그리움에는 바퀴가 달려 있다

덜컹덜컹때로는 미끄러지듯

내가 닿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리움이 짙으면 짙을수록

바퀴가 굴러가는 속도는 빠르다

어느새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닿아 있다

너는 모르지 너의 곁에 내가 있다는 것을

지금 바로 출발한 내가

너의 손에 편지처럼 들리어져 있는 것을

이별이 바퀴를 굴리며 떠나가듯이

그리움도 바퀴를 굴리며 떠나간다

이별이 우리를 갈라놓았지만

헤어졌다고 그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움으로 슬픔을 덮으며 살기도 한다

그리움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서

늘 너에게로 떠날 수 있어서

이별은 있어도 좋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