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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자의 애인이구 젚드아
낭만아자씨
세상에 남자라곤
나밖에 없는 줄 알아
영원히 나만 바라볼 여자 하나 갖고 싶다.
막 던지는
구석기 개그에도
배꼽을 잡고 웃어 주고
생각없이 내뱉는
보고 싶다는 말에도
감동해서 눈물 흘리는 순진한 여자
너무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고
세월 가는 줄 모르는 여자
내 생각에 24시간 내내 뜨거운 여자
느끼한 내 눈빛에
벌써
질펀하게 온몸이 젖어
날로 먹을 수 있는 여자
내 손길과 몸짓 하나에도
올올이 풀어져
흐느끼며 녹아져 내리는 사랑스런 여자
그런 여자 하나 갖고 싶다.
ㅡ이 글은 아래의, 원작자를 모르는 글을 패러디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더. 제 이 글의 저작권을 굳이 따진다면 절반은 아래 글의 작자에게 있을 겁니더.
아래 글의 작자를 꼭 만나보고 싶습니더.
이분이 여자라면 저의 저작권 전부를 기꺼이 포기합니더.
근데 남자라면 하나또 만나고 싶지 않습니더(여자인 척하는 남자, 재수없다!). 글고 저작권의 절반은 죽어도 양보하지 않겠습니더.
이 글을 읽고 ‘꿈도 야무락지네용!’ 요런 멘트를 날리려는 분께 미리 먼저 멘트 하나를 쎄립니더. 니가 고래 심뽀가 더럽으니 연애를 못하는 기다, 가시나얏!
사실은 제 꿈이 ‘협업창작집단’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더. 혼자서는 완성을 못하거나, 2%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글을 2인 이상이 참가해서 제대로 된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패러디도 당연히 그 범주에 들어가구요. 그래서 제가 모처에서 1000명의 벗님(988명의 여성과, 남자 9명, 성별을 알 수 없는 3명)을 세 달 만에 채웠으나 개뿔, 누가 호응을 해줘야 말이지요. 제가 남자라는 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짓거리였지요. 그때 저는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더. 여성에 대한 불신이 막 생기더라구요.
제가 여자였다면 어땠겠습니꺼? 여자라면 코 푸는 사진을 올려놔도 문정성시를 이루고, 예쁘다는둥 아름답다는둥 말들의 성찬과 함께 오만때만 사진과 이모콩들로 도배를 하는 껄떡쇠들이 가만 있었겠습니꺼?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협업창작집단’을 버얼써 제 궤도에 올려 놨겠지요. 아아, 띠바! 남자로 태어난 이 슬픔이여!
다르게 이야기하면 남자들이 그만큼 더 적극적이고 생산적이라는 말입니더. 여성들만 믿고 뎀비다가 자빠라진 것이지요. ㅠㅠ.
그래서 심정이 많이 상한 저는 제 주특기인 패러디를 방치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너무 멋진 아래의 글을 만나 오랜만에 패러디 한번 맹글어 봤습니더.
아무쪼록 마음에 드시길 바라구요. 마음에 드시면 암송까지 해주시기 바랍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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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공혜경
어느날은 문득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뭘 먹을까
어딜갈까
뭐하고 싶니
묻지 않고도 입속의 혀처럼
척척 감기는 그런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별을 따오고
손끝의 움직임만으로도
나를 발가벗겨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그렇게 속이 뻥 뚫리게 후련해지는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은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