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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시간
게시물ID : panic_891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16
조회수 : 127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7/11 21: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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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시간이 또 멈췄다.

나와 함께 즐겁게 얘기하던 동료들도 멈춰버리고

푸른 하늘에서 날개짓 하는 저 새도 멈춰버리고

분수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물줄기와 함께 멈춰버렸다.
 

그리곤 달칵 소리와 함께 움직인다.

동료는 다시금 웃고, 떠든다.

새는 다시 한번 날아오른다.

물줄기는 시원하게 아이들 위로 떨어진다.
 
 

움직인다.

하지만 다시 멈추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 시간이 소중하다.

그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하지만 간헐적으로 멈추던 시간은 더이상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같은 회사 직장의 동기였다.

처음엔 우정 비슷한 감정이었지만 어느새 그것은 사랑이 되었다.

우리둘은 우여곡절끝에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식장에서 반짝이는 그녀와 키스하고 눈을 떴을 때

시간은 다시 멈춰섰다.
 
 

 
그녀는 최고의 웃음으로 그곳에 멈췄고

친구들, 가족들 모두 웃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진 않는다.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은 다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시간은 영원히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뛰어놀며 친구와 함께 보냈던 그때에도

어찌어찌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에도
 
 
사회에 나와 많은 일을 겪으며 사회를 알아가던 그때에도

언제든지 시간은 영원히 멈출 수 있다.
 
 

그러니 우리들이 만나고, 친해지고,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시간이 멈출 수도 있는 것이다.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다.

왜 나만 움직이는 것인가.

행복한 그들 속에서 왜 나만.
 
 

 
돌연 달칵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빔 프로젝터에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END
 
 

 
아아.

이제서야 깨달았다.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제서야 나의 시간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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