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보험사에서도 ‘비 더 레전드(비더레)’를 좋아하게 될까요?
비더레는 총 상금 4억 원을 걸고 벌이는 이벤트 게임. 진행 방식은 이렇습니다. 프로야구 경기 시작 전 참가자는 안타 칠 것 같은 선수를 한 명 선정합니다. 그 선수가 정말 안타를 치면 ‘1콤보’를 기록하게 되고, 40경기를 연속해 안타 친 선수를 맞추면 ‘40콤보’에 성공한 참가자들끼리 4억 원을 나눠 갖는 겁니다. 프로야구 최다 연속 안타 기록이 39경기이기 때문에 40경기가 기준입니다.
문제는 시행 첫 해 성공자가 나왔다는 데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나왔죠. 이 이벤트를 진행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주)에 따르면 지난해 총 39명이 40콤보에 성공했습니다. 총 상금 4억 원은 어차피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성공자가 많고 적은 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보험료. 스포츠투아이(주)는 이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4000만 원을 주고 보험을 들었습니다. 보험사에서 이 계약을 받아들인 건 2~3년에 한 번꼴로 당첨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해에만 39명이 성공했다는 건 앞으로도 당첨자가 나올 확률이 아주 높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보험사하고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스포츠투아이(주)는 “아직 협상 중이라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다”며 “일단 총 상금 4억 원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대신 게임 규칙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일 큰 변화는 ‘패스’가 사라지는 것. 지난해에는 홀수(9개) 팀 체제였기 때문에 경기가 없는 팀 선수를 고르면 자동으로 연속 기록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김성근 감독(73)을 영입한 한화가 지난해보다 투수력이 안정되면 게임 양상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더레 성공자 한 분은 지난해 한국야구학회 가을학술대회에 참석해 “매일 한화 상대팀 1번 타자를 선택한 게 비결”이라며 웃었습니다. 이 분이 실제로는 열혈 한화 팬이라는 게 웃음을 더해주는 포인트.
기록을 찾아보면 지난해 한화 상대팀 1번 타자들은 타율 0.348을 기록했습니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거죠. 그런데 한화가 올해도 투수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상대팀 3번 타자를 선택해 보세요. 타율이 0.375나 되니까요.
‘김성근 효과’는 우승 상금 보험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비해(?) 보험을 듭니다. 선수단 포상금 등을 자체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때 각 보험사는 ‘코리안리’에서 정한 우승 확률을 토대로 보험금을 정하게 됩니다. 코리안리는 보험사들을 고객으로 하는 ‘재보험사’입니다.
우승 확률은 프로야구 팀이 10개이기 때문에 10%를 기본으로 한 다음 최근 성적과 각종 통계를 활용해 더하고 빼는 과정을 거쳐 나옵니다. 한화는 지난해 최하위였기 때문에 올해는 보험료가 내려가야 맞습니다. 그런데 김 감독을 영입하면서 보험료가 올랐습니다. 코리안리는 감독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라고 보고 있는데, 그만큼 김 감독은 영향력이 큰 겁니다. 물론 한화가 정말 보험금을 탈 수만 있다면 보험료 좀 올랐다고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999&oid=020&aid=0002752663 * KBO 리그 어플 받아서 보니 50콤보(50경기 연속)로 바뀌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