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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제가 ‘천지도’의 수석 타짜로서 돈자님의 ‘말쌈’을 간헐적으로 연재하고자 합니더.
읽으시고 감화 받으시기를 원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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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녀6호가 제가 한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는 방법이 있나이까? 여쭈니 돈자께서 가로사대 중생들은 항시 쉬운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도다. 남뇨가 사랑한다는 것은 같이 있고 싶어함이라. 같이 있고 싶지 않다면 사랑하지 않는 것이요, 항상 같이 있고 싶다면 깊이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뇨 하시더라.
돈자께 아몰녀6호가 또 여쭈어 가로대 말쌈을 들으니 제가 그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나이다. 그런데 그 남자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모르겠나이다. 말씀 올리기 거시기하나 그 남자는 오직 거시기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나이다 하니 돈자께서 가로사대 거시기는 남뇨가 서로에게 가장 가까이에 다가갈 수 있는 방뻡이 아니냐. 그로써 그 넘이 니 전존재를 사랑하는지 니 나체를 사랑하는지 내가 어찌 알겠느뇨 하시더라.
아몰녀6호가 다시 여쭈어 가로대 그러면 제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나이까 하고 머리를 조아리니 돈자께서 진노하사 가로사대 이런 썩을 뇬을 봤나? 그거사 니 맘이 알고, 니 몸이 알 것이 아니뇨? 그러면 니 뇬넘들 만나는데 내가 보초라도 서달란 말이냐? 하시며 돌아앉으시더라.
돌아앉으시면서 혼잣말을 하시더라. 그래도 니 뇬이 정 와서 봐 달라면 갈수도 있기는 헌데......
《말쌈》8장 3절 '사랑을 측량하는 방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