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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에서 만난 한 분이 형, 동생을 하자고 한다. 그분이 연장인지라 나는 완곡하게 거절을 했다.
나는 이 SNS에서 노는 남자의 90%는 껄떡쇠라고 본다. 아니면 말고지만. 드러내놓고 껄떡쇠인 나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분도 내 기준으루다 볼 때는 껄떡쇠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한 수 위인 분이다. 유머감각도 한 수 위요, 글빨도 한 수 위다. 거기다 식견도 한 수 위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더라. 사람이 꼬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품도 훌륭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근데 프로 근성만은 이분이 나보다 한 수 아래인 것 같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바야흐로 무한경쟁 승자독식 패자사망의 미친 광풍이 몰아치는 냉혹한 신자유주의 시대가 아닌가 말이다. 우리 껄떡쇠업계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이 물결에 오히려 앞장을 서야 하는 것이다. 거리로 나온 껄떡쇠들은 넘쳐나고, 상대 여성은 태부족인 것이 현실이 아닌가 말이다. SNS에서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누구나가 알고 느끼겠지만 일단 여성이다 싶으면(여성인 척 하는 얍삽한 껄떡쇠들도 있다고 한다) 괴발개발 말이 되거나 안되거나를 떠나서 머라도 한 꼭다리 올리면 껄떡쇠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지들끼리 오만 사진들을 다 올려가면서 지랄발광을 떨지를 않는가 말이다. 남자들은 암만 잘 거시기를 해도 개뿔, 언넘이 읽어주지도 않는 게 현실이 아닌가 말이다.
각설하고. 이것이 껄떡쇠업계의 엄혹한 현실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껄떡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들을 사로잡을 컨텐츠를 개발하고, 유머 감각 등 여성들이 좋아할 기술을 개발하고 연마해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상품은 팔려야 제 가치를 다 하듯이, 우리 껄떡쇠들도 여성들에게 간택당해야 비로소 가치가 증명되는 것이다. 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듯이, 여성들에게는 양질의 껄떡쇠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므로.
근데 서로 형님, 동생 하면서 인정주의에 휩쓸려서 공정한 경쟁도 않고, 기량 연마에도 힘쓰지 않다가는 어떻게 되겠는가. 서로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의형제 맺기를 거부한 것이니 그분도 내 이런 충정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지난번에 그분께 보내드린 노래다. 난감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