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살, 만으로 19세이고, 곧 생일도 다가오는데, 하고 있는 모든 일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루함이라기 보단, 모든 것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제외하고 전부 다 제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
나는 내가 생각해볼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은 삶을 산 것 같다. 착하지도, 나쁘지도, 어느 한 쪽도 아닌 것. 미적지근한 거. 그게 나였다, 뒤돌아서서 보니.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글을 쓰는 지금도, 뭐가 요인지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게 써야되는데 진짜 모르겠다.
친하지는 않지만 동기 하나가 내 자리에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데, 연습하는 것인데 어딘가 모르게 띠껍게 느껴졌다. 뭐랄까. 눈치 없이 끼어드는 것 같달까, 아직 소속된 것도 아니면서.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에도 솔직히 이제 질려버렸다. 손 좀 내밀어주지. 나더러 손 내밀라고 할 땐 언제고 손 내밀었더니 손은 탁 쳐버리고 입 싹 닫고 가버리고. 그래, 자기네들 딴에도 어려운 것이 있으니 그건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주변인마냥 이렇게 있는 나도 존나 한심하단 생각이 들긴한다.
뭐지.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주위 사람들이 뭔가 태도가 싹 달라진 것 같아서 존나 두렵다. 나만 혼자 그렇게 느끼는 거면 차라리 좋겠는데, 진짜 그런 기분이 든다.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이탈하고 싶은 마음은 이미 넘쳐버려서 그러기 일보 직전이고. 맘대로 하자니 그 빈자릴 메꿀 사람도 막상 없고. 아, 모르겠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한 번 멋대로 살아보고 싶은데 그건 자유가 아니랜다. 그럼, 뭐 어쩌라고.
지금 어른아이 노래 들으면서 이 글 쓰고 있는데 뭐 어쩌라고. 착한 아이처럼 말 잘 듣고, 그래, 그러면서 컸는데 뭐. 나 아직 20살이라곤 하지만 난 내가 착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언제나 늘 눌리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하...ㅅㅂ...진짜. 존나 돌겠다...
아, 진짜 모르겠다. 그래, 다른 건 다 모르겠지만.
확실한 게 하나 있다면, 내가 변해버렸다는 건데, 왜 변한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주변에, 모든 것에 질려버렸다.
뭐, 누굴 탓하지는 않는다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자기 일 하는 건 역시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오늘 썩은 표정으로 일 마치고 나왔는데 이제 스무살이고 주위에선 다들 젊다고 하는데, 하고싶은 거 막 하면서 살라고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