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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抄- 살아내기
게시물ID : lovestory_89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크리엄
추천 : 2
조회수 : 33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12/23 07:49:16
 그런 날 있었는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 가 본 적 있는지 
그렇게 도착한 집 앞을 
내 집이 아닌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 
길은 마음을 잃어 
그런 날은 내가 아닌 것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 
꽃 핀 날이었는지 
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 
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 
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 
흐린 달빛 아래였는지 
붉은 가로등 아래 였는지 
훔치지 않은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 
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자나치고 
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 


......................... 김 명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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