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sports.media.daum.net/m/sports/general/newsview/20140408085404027?RIGHT_REPLY=R37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른 이규혁은 이날 자신의 자서전 '나는 아직도 금메달을 꿈꾼다(토트)'을 출간했다.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담과 지금의 그가 만들어진 과정 등을 자서전을 통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책에서 이규혁은 빙상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아쉬워했다.
이규혁은 "빙상연맹과 내가 마찰을 빚으면서 부모님도 수모를 겪었다. 지금 연맹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부모님에게는 까마득한 후배들이다. 내가 운동을 안 했다면 얼굴도 못 쳐다볼 만큼 대선배들인데, 나랑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우리 부모님을 너무 막 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죄송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줄 서기 잘못하면 언제든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표본을 보여준 것 같아 후배들 볼 면목도 없다. 나랑 같은 대학을 나와야 내 후배고, 내가 교수로 있는 대학을 나와야 내 제자라는 식의 이상한 파벌을 나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규혁은 잘못된 편 가르기가 이제는 더이상 발목을 잡아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얇은 선수층에서 어떻게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으로 편 가르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출신학교 따져서 유리한 조건을 주고 왜곡된 평가기준을 갖다 댈 만큼 느긋하지가 않다. 모든 선수에게 고르게 기회를 줘서 서로 정당하게 경쟁을 하게 해야 한다. 이 와중에 한두 명이 잘못된 생각으로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정말이지 자기 밥그릇 자기가 엎는 꼴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겨울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른 안현수(빅토르 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선수로 올림픽에 못 나간 건 선발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할 말이 없지만,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현수는 지원을 못 받았다. 지원을 해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내쫓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규혁은 은퇴식에서 "올림픽 금메달이 전부인 줄 알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오히려 올림픽 메달 없이 은퇴해서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메달을 가졌으면 지금의 감사함을 몰랐을 것이다"면서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노력하면서 살 것이다. 그동안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지면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지도자를 맡고 싶다"면서 "국가대표를 오래 했기 때문에 지금 이 느낌이 살아있을 때 후배들에게 가능한 많은 걸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