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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겪은 군생활2
게시물ID : military_495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렇게저렇게
추천 : 7
조회수 : 8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4 16:14:58
한분이라도 댓글을 달아주셨기에 이어서 다시 한번 써보렵니다.
 
혹시 첫번째 것이 궁금하시면 : http://todayhumor.com/?military_49540 이리로..
(근데 반대는 왜 주셨지? 궁금하네..소심)
 
3. 정보학교 동기의 여유증....독수리 발톱......그리고 반성문....그리고 이별
 
전편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보학교에 가고 나서 기수 인원 맞추느라 1주일을 대기했습니다.
교육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둘 수 없으니 제설작업만 계속 시킵니다.
어느날 제설작업을 하고 여군 숙소(대위급들 무슨 교육 받기 위해 머무는 숙소) 청소를 마치고 나서
그 건물에 달린 샤워장을 담당병사가 데리고 가는데 시설이 참 좋습니다.
훈련소에서 "샤워하는데 3분~~~"
이런 이야기와 좋지 못한 시설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했는데 이건 동네 목욕탕보다 좋은 듯 해서
전부 룰루랄라하며 잽싸게 옷을 벗는데 한 넘이 주춤합니다. 그넘도 원래 비만인지 키는 저보다 크지만 몸무게 비슷해보입니다.
훈련소 생각하고 후딱 씻어야 겠다는 생각에 빨리 들어가자 재촉하니 그넘이 "놀라지들 마라...웃지도 말고..."
이러길래 "뭔소리야 후딱 벗어!!"하고 옷을 벗는데 다른 동기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다들 놀라 그쪽을 바라보고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옷 벗기를 주춤하던 동기가 옷을 벗었는데 가슴이 여자가슴처럼 모여있고 심지어 허리도 여자처럼 라인이 존재합니다.
순간 여군 숙소 샤워장이었으니 여군이 있었나 하고 놀랐던 것이었습니다.(참고로 정보학교에 여군 많습니다.)
동기의 그만 보라는 말에 시선을 때고 서로 말없이 있었더니 동기가 설명을 해줍니다.
 
"난 여성호르몬 분비가 다른 남성보다 높아...이것 때문에 힘들어"
 
그 말을 듣고는 우리가 너무 철없이 행동한거 같아 미안했습니다. 그뒤로는 언급하지도 않았고 자주보다보니 뭐 그렇습니다.
예쁘지가 않으니까...제 덩치만한 넘인데...
 
그렇게 1주일이 지나고 동기가 충원되고 군대 생활중 가장  편안한 생활이 시작됩니다.
책상에 앉아서 교육 받고 외우고 시험보고....선생들이 다 소령이라 전 소령 계급이 작은건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담당 훈육부사관(성함이 기억이 안남) 분이 식사 감독을 하러 왔습니다.
정보학교 밥이 참 맛있고 메뉴도 자대에서의 짬 같지 않고 제대로된 식사 같은 느낌이어서 다들 많이 퍼서 먹다 남겨서 버리고 했는데
이게 맘에 안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날 메뉴가 삼계탕이었는데 1인당 닭 1마리입니다.
전 원래 닭은 치킨밖에 안먹기 때문에(어릴때 닭죽 먹고 제대로 체한 경험이....) 국물만 퍼서 대충 먹고 나가는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쳐다보니 훈역관이 음식물 남겼다고 손을 독수리 발톱처럼 말아 머리를 툭 치는데 전부 비명을 지르더군요...
저게 아픈가? 하는 생각에 전 국물만 남아 있었으니 뭐...하는 생각에 검사 받으러 갔는데 국물 남겼다고 치더군요...
그때 '사람 머리가 참 약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무지 아픕니다. 힘들이지 않고 손목만 살짝 움직여서 손끝으로 치는데 머리 깨지는 것 같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한번 해보세요..진짜 아픕니다. 그날 이후 간간히 훈육관이 검사하러 왔고 그 이유때문에 음식물 남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 그 이후로 적게 먹거나 일단 먹을게 눈앞에 많이 있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음식은 남기지 않습니다. 지금도 그래서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이 분이 또 특이한게 반성문입니다. 잘못을 하게되면 잘못한 건수 1개당 반성문 100줄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30줄.....이병,일병,상병,병장 생활을 어떻게 할것인가 10줄씩....그리고 전역 후 어떻게 살것인가 30줄....
이렇게 구성되는데 어느날 토요일 점호 시간에 위생점검을 한다고 합니다. 뭐 손발톱 좀 깎으면 끝나는 줄 알았더니 전투복이 더럽다고..야상이 더럽다고, 내복이 더럽다고 전부 반성문 조치를 받게 됩니다. 솔직히 훈련소에서 누가 1개 있는 야상을 빨고 내복을 빱니까..그것도 겨울 군번이...추워죽겠는데 그러다보니 너그럽게 한다해도 최소 1개 최대 5개가 걸리는데 동기 한명이 5개가 걸렸습니다.
5개니 총 500줄인데....
 
"같은내용을 5번 반복하면 됩니까?" 물으니 아니랍니다.
"그럼 어떻게 씁니까?" 물으니 대답이 가관인게 잘못한거 150줄, 이병,일병,상병,병장 생활을 어떻게 할것인가 50줄씩. 그리고 전역 후 어떻게 살것인가 150줄 이렇게 500줄입니다. 이건 소설가 아닌 이상 못씁니다. 위생점검 걸린거 가지고 150줄 동안 잘못한거 나열하려면 작품하나 써야합니다.
일요일 점호까지 제출이었고 본인을 포함한 100줄은 어찌어찌 썼지만....500줄 당첨된 동기는 일요일 내내 종교행사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반성문
만 줄창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런 정보학교에서의 생활이 지나고 자대를 배치 받을 때가 다가왔습니다.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훈육관을 쳐다보고 있으니 배치 부대를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제 기억에 사단까지만 알려준걸로 기억하는데 전 28사단 배치...다들 뿔뿔히 흩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중에 최고 우울한 자대배치 사건이 있습니다.
한명이 배치를 받았는데 몇사단 인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강원도 고성에 있는 사단으로 배치받은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 동기가 훌쩍이기 시작합니다. 나 이제 어떻하냐고...휴가 어떻게 가냐고...
군대 하면 강원도가 힘들다는 생각이 있는 시절이기 때문에 강원도라 그런가보다.... '안됐다...'하며 동기들이 위로를 하는데 그것때문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그러면 뭐가 문제야....하고 물으니 지도를 보랍니다.
그 친구 집이 전라도 해남입니다.
강원도 고성....우리나라 동북쪽 끝입니다.
지도를 보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직선으로 자대배치 받았습니다. 가는데 하루는 걸릴듯 합니다.
모두 할말을 잃었습니다. '난 저렇게는 못산다'라는 표정들이 가득합니다.
그렇게 서로 서로를 위로하며 정보학교를 수료하고 서로의 자대를 향해 헤어집니다.
 
 
이제야 후반기 교육 끝났네요....
제가 워낙 글을 못써서..잘쓰시는 분이 쓰면 더 재미있고 맛깔나게 쓰시겠지만 그냥 이런일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로 마지막에 고성으로 배치 받은 친구....나중에 생각하니 도서지역이 아니라 휴가 추가도 없고 교통비도 비행기가 아니고...
차라리 제주도에서 올라온 애들이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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