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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직관!!!! 후기 남겨요~! (글 많습니다)
게시물ID : soccer_1242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CAT
추천 : 5
조회수 : 55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0/03 01:24:06
오늘 문학 경기장 다녀왔어요~!!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빼고, 제가 느낀 점 대로만 후기 남길게요.


1. 47,120명.
문학 경기장 앞에 도착하니 7시 20분 쯤이었습니다. 발권을 받아, 북문 게이트 앞에 줄을 선 게 7시 25분이었는데, 경기장 안에는 40분이 넘어서 들어갔어요. 예. 거기에서 15분을 넘게 서서 기다린 거죠. 아무래도 국제 대회다 보니 앞에서 검문 검색을 철저하게 하느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진짜로.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ㅇ+ 두 걸음 걷고 뒤 돌아 보면, 제가 앞으로 간 거에 한 두배는 되는 사람들이 서있고.. 신도림역 자동 환승처럼 이리저리 밀려 다니다 보니 게이트 앞에 도착하는 기적이.. 흠흠. 그런데, 그 사람 수에 비해서 이러저러한 시설들은 확실이 부족했는지 화장실에도, 매점에도 사람들이 몰려서 정말 정신 없었어요. 
그래도, 나중에 꼭대기층 맨 가장자리까지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함께. 한 목소리로 환호하는 광경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이런 맛에 응원을 하러 오는 것이구나 싶었어요.

2. 골대 바로 뒤 자리
그래도 다행이 늦은 시간에 들어갔는데도 좋은 자리에 앉게 되어서 홈팀 골대 바로 뒤쪽, 그러니까 붉은악마 응원석 근처에 앉았습니다.
항상 tv에서만 보던 초대형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고(사실 그 밑에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어요ㅎㅎ), 응원단분들의 북소리와 선창에 따라 목이 터져라 응원하다보니 2002년 월드컵의 기억도 새록새록 살아나 왠지 모르게 더욱.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 주변 분들도 다 축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고, 그러다 보니 장내 해설이 없어도 주변 아저씨들한테서 터져 나오는 자체 해설들을 들으면서 관람했답니다. 사실 축구는 보는 건 좋아하지만 전술이나 공간 활용(..? 어떤 분이 계속 얘기 하시더라구요.) 같은 건 잘 몰라서,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그리고 열성적인 여성 팬 분들!! 목소리 진짜 대단하세요!! 전 사실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목이 아파왔는데. 그분들은 전반 시작할 때부터, 연장전 끝날 때 까지. 쉬지 않고. 선수 한분 한분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큰 목소리로 응원을 보태시더라구요. (중반에 좀 답답할 때의 강한 억양의 '질타'는 덤으로ㅎㅎ) 
그리고, 연장전. 붉은악마 응원단분들도 지치셨는지 응원가가 조금 뜸해 질 무렵, 저 먼 뒤쪽에 앉아 계씨던 한 두 분이 부르기 시작한 응원가가 경기장 전체로 번져 나가던 그 순간의 그 감동이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왠지 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은 목이 쉬어버렸습니다ㅠㅠㅠ

3. 선수들.
가까이서 본 선수분들의 플레이는, 생각보다 격렬했습니다. 공의 움직임, 높이도 그렇고 몸싸움도 그렇고.
오늘 북한 선수들의 플레이가 좀 거칠었어요. 초반부터 14번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되게 만들고... 게다가 그렇게 팽팽하게 흘러가다 보니 아마 다들 민감해졌는지 카메라에 안 잡혔을 몸싸움과 말싸움들이 좀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그만큼 서로 절박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오늘 응원석에서 들은 '아오지'와 '논산'이라는 단어가 ㅎㅎㅎ 물론 농담이셨겠지만)
특히 골키퍼인 김승규 선수가 정말 대단했어요! 골문 바로 뒤쪽 자리여서 골이 골대를 스쳐 지나갈 때 마다 진짜 심장이 철렁철렁 했거든요. 솔직히 아슬아슬하게 막았다 싶은 때도 있었고, 운이 좋아서 빗겨갔다 싶은 때도 있었고. 그 때 마다 정말 몸을 날려서 방어해 주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아. 그리고 쉬는 시간에 김신욱 선수가 투입 직전에 카메라에 잡히더니, 노란 색 조끼(이름을 모르겠네요;;)를 벗는거에요. 그러니까 주변 분들이 다 김신욱 나오나봐, 라며 환호하다가 다시 입으니까. 아아아. 하면서 실망하고. 그러다가 다시 벗고 나오니까 김신욱 선수 이름을 외쳐 부르는 모습이 재밌었어요 ㅎㅎ  

4. 마지막 1분.
골이 들어갈 뻔 하면서도 안 들어가고. 계속 막히면서 안타까움만 더해가던 그 때. 주변 분들(특히 자체 해설하시는 아저씨들ㅋㅋㅋㅋ)사이에서 이건 못 넣을 것 같다고, 승부차기 갈 것 같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장내 스크린에 추가 시간은 1분입니다 라는 파란 화면이 뜨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기도했습니다. '제발!!'
그런데 눈을 감은 그 순간. 환호성이 들려요. 4만 7천명이. 미쳐 날뛰는 소리가!!
'ㅇㅅㅇ' 거짓말 안 하고, 진짜 이렇게 똥그란 눈이 되어 보니, 주변 사람들은 뛰느라 정신이 없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벤치로 달려나가고 있고!!
뭔진 모르겠지만 골이구나 싶어서 저도 같이 미친듯이. 소리 지르면서 뛰었습니다. 목 나간 것 따위? 신경도 안 쓰게 되더라구요. 
어떻게. 드라마를 쓰려 해도 이렇게는 안 쓸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니 근데 누가 어떻게 넣은 거야ㅋㅋㅋㅋㅋㅋ 뭐 이러면서 말이죠. 정말 골세리머니가 끝날 때 까지 대한민국을 높이. 멀리. 불렀습니다.
선수들. 그 1분이 지나고 나자,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울먹이고. 저도 같이 울먹이고.
마지막 1분이. 진짜 마지막 1분이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오는 길에도, 그 마지막 1분의 기억이 가시질 않아서. (사실 제 기억은 전광판 리플레이입니다만ㅠ) 계속. 그 순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이렇게 거의 바로 이야기를 쓰게 되었네요.
이런 것이 정말 축구의 참맛이다. 라는 것을 생애 첫 직관에서 느끼고 왔습니다. 이 떨리는 마음 가시지 않아 잠이 안 올 것 같네요.


여기까지, 두서 없고 주관적인 후기여서 죄송합니다. 좋은 밤 되실거라 믿어요!


p.s.
오늘 경기장에 가면서, 어머니랑 한 농담이. 오늘 정말 0대 0으로 연장전 가서 종료 1분전에 골 넣어서 금매달 따면 진짜 기분 좋겠다고 웃으면서 갔는데.
그것이 그런데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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