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집에 빨리 돌아왔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집을 향해 출발하는가 싶었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지금 바로 네 집으로 간다고 해도 몇 시간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생각보다 발이 조금 더 빨랐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네게 문자를 보냈다.
너는 너무 늦었다며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아쉬운 기색이 가득했다.
이미 내게 선택지는 없는 셈이다.
나는 네게로 가는 이 시간이 좋지만, 네게 닿기까지의 시간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함께 있을 시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나는 그 시간마저도 너와 함께 있고 싶다.
그 조급한 시간을 달려 네 집에 도착했다.
"성게가 나타났다!"
내가 문을 열었을 때, 너는 반색하며 외쳤다.
그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해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애써 네 시선을 받으며 외투를 벗었다.
매번 보는 모습이지만 매번 귀여워서, 꼭 껴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네 옆에 앉았다.
너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동그란 눈동자로 나를 응시한다.
왜? 하는 표정이다.
"단이 이리 줘."
나는 네게 손을 뻗어 고양이를 낚아채, 옆 이불에다 올려놓는다. 너는 의아한 표정이다.
"안 안아줄 거야?"
불만이 가득한 투로 건네듯 말을 던졌다.
네 표정이 밝아진다.
수줍게 팔을 벌리며 다가오는 너를 꼭 껴안았다.
새삼 너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