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격동 (서태지*아이유)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거에요 소격동을 기억 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 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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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자유. 민주주의. 정의. 자유와 둘이 걷던 좁은 골목길. 어떤 시대에도 민주주의는 넓은 대로를 걸을 수는 없었을까요?
그 시절의 기억은 향기로만 기억되요..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마을은 권력과 분리된 유토피아. 이념도 구속도 없는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갈망해요. 소격동은 역사적 비극의 상징중 하나.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처참히 짓밟히고 갈기갈기 찢어 발겨지던 장소. 그 소격동은 지금도 그대로 있죠.
역설. 아주 늦은 밤은 어둠. 어둠속에서 내린 하얀 눈. 검은 세상위에 쌓이는 하얀 눈. 부조리한 세상을 덮는 하얀 눈은 그러한 부조리에 조차 무관심한 사람들의 마음. 또는 무자비한 권력의 선전 선동. 정의를 갈망하는 젊음을 짓밟으며 주입하는 그들만의 정의. 사상.
또다시 역설. 설레이는 마음은 두려움.
그 날밤 단 한 숨도 못잔 이유는 설레임 (두려움)때문이 아니에요. 잠들면 안 돼는 이유가 있어요. 눈을 뜨면 사라지는 그것은 바로 자유에요. 정의에요... 그것에 대한 나의 신념이에요... 모든 것을 잊고 잠드는 것은 굴복이니 까요.. 이 순간을 굴복하고 나면 모든 것이 사라질 거에요..
잠들지 않았지만 냇물은 말라버렸어요. 상식인 것만 같았던 세상의 가치들.. 정의. 도덕. 자유. 권리. 법치. 그것들이 말라감에 따라 나의 인간성도 건조해져 버렸어요..
그리웠던 시절을 나는 모두 눈에 담아 놨어요. 소소했던 하루가 넉넉했던 날. 힘들지만 권력자들을 씹으며 하루 고단함을 달랠 수 있던 던 날... 계란을 맞으며 웃던 대통령을 보며 넉넉함을 느끼던 나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붙들어요. 자유. 정의. 민주주의는 눈 깜박 할 사이에도 사라질 수 있어요.
그 예쁜 마을의 좁을 길을 함께 걷던 넉넉한 나날을 잊고 싶지 않지만 물리적 가치로 남겨진 것은 단 하나도 없어요. 단지 우리의 가슴속에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뿐이죠.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되 뇌이며 되 뇌이며 매마른 냇물처럼 잃어 가는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 나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은유적으로 애를 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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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동심에 대한 그리움에 관한 가사라고 하기에는 소격동이라고 하는 상징을 무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서태지가 시대와 무관한 노래를 만들 것 같지는 않고 해서 마음대로 해석해 봤습니다. 님들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소격동은 과거 기무사령부가 있던 동내라고 하더군요. 그곳에서 고문 받은 젊음이 얼마나 많았을 까요. 그곳에서 좌절당한 정의는 이렇게나마 위로 받을 수 있을까요? 그들의 희생과 고통이 열매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그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가슴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