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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구소의 종말
게시물ID : panic_888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한반사
추천 : 17
조회수 : 2615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6/06/30 17: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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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내가 담당자로 뽑힌것은 우습게도 연구소에서 유일한 군필자였기 때문이었다.
다들 유약한 연구원이었던 탓에 시대착오적인 '고문'이란 것을 행할 엄두가 안났겠지
어쨌든 나는 나라와 지구의 앞날을 위해 외계인 고문기술자가 되었다.
언제 이들의 후발대가 오게될지 모르기에 시간은 촉박했고
이 외계인의 탁월한 재생능력탓에 나는 이제껏 인류가 행하였고 혹은 상상했었던 
수많은 학대(가장 가볍게는 손톱뽑기 껍질벗기고 소금뿌리기 눈동자를 달궈진 꼬챙이로 쑤시기 등등)를 행하였고
고문의 끝에는 항상 그가 기술한 신기술을 손에 넣었었다.
이렇게 몇년만 지나면 우리는 그들의 기술을 따라잡고 방어를 공고히 할 수 있을거라 믿었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터무니 없는 오만이었다는 것은 십년이 지나도 계속 신기술을 뽑아내는 상황에 
이르러 전면 수정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몇천년을 고문해야 그들을 따라잡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져갈때쯤
수천대의 유에프오가 지구를 뒤덮었고 우리는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나는 최후의 고문을 그에게 행하고 있었다. 증거인멸을 위해서 이번을 끝으로 죽여야 되리라.
그의 모습이 거의 넝마가 되었어도 그는 그들 종족의 침략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신호는 보내졌고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졌다고.
꽉막힌 공간이었기에 담배를 이곳에서 핀적이 없었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문득 그런 대사가 떠올랐다.
'갈때 가더라도 담배한대정도는 괜찬찮아?'
담배를 반쯤 태웠을때 그들종족 다섯이 홀연히 나타났다. 
그들은 녹색피가 뿌려진 방과 넝마처럼 널부러진 그, 
그리고 수많은 고문도구들을 말없이 둘러보았다.
그중 두명은 씩씩거리는 숨을 내뱉는듯도 했다.
아직 넝마가 되어서도 숨을 할딱거리던 '그'가 그때 말했다.




























"앙~ 기모띠"

물리적인 고문은 그들에게 쾌락을 줄 뿐이라는것이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고문기술은 이제껏 맛본적이 없노라고

결국 연구소는 사라져 버렸다. 아니 연구원이라는 직업이 사라져버렸다.
대신 나는 이제 국립대 고문학과의 교수로 재직중이다.
추산컨데 삼천년간은 고문기술자가 연구원을 대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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