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이제 나온 연도로 보나, 그래픽 및 시스템으로 보나 구닥다리라는 말을 들어도
 할말이 없다. 이미 스타보다도 더 좋은 그래픽을 그것도 3D로 표현하는 게임이 범람하는 시대에 
 스타는 초라해 보이기 그지없다. 

 혹자는 '아직도 스타하냐?' '안질리냐?' 라는 말을 하고 '이제 스타도 수명 끝날때가 되었다'
 라고도 한다. 
 하지만 난 스타는 수십 수백년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수명은 많이 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둑, 장기 같은 게임을 볼 때 그렇다.

바둑, 장기, 체스, 오델로... 얼마나 단촐하고 원시적인 게임들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수백 수천년동안 그 게임을 해오면서 게임의 심오함을
극대화시켰다. 비록 기구도 원시적이고 방식은 오랜 세월 그대로이지만
수많은 세대를 거치며 쌓인 심오하고 깊은 게임성이 이 게임들에게 영원
한 생명을 부여했다. 

 바둑, 장기를 몇년 정도 한 다음에 '아 너무 질려 이제 다시는 안할래' 라는 사람 별로 없고
 '그거 이제 몇년 있으면 다들 접고 잊혀질테지?' 라고 하는 사람 없다. 

 장기에서 지겹게 본 졸, 마, 차 .... '아 지겨워 다른 새로운 말패 좀 안생기나?' 할
 사람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수년간 지겹도록 똑같은 유닛들로, 시스템으로 게임을 즐기
 지만 질리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스타 역시 적어도 한국에서는 '제2의 바둑, 장기' 가 된 것이 아닐까?
요즘 게임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그래픽, 몇년째 똑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연구하고 연구하는...

 그럼에도 아직도 스타는 미칠듯이 연구되어서 점점 그 심오함을
더해가고 있다. 스타 초기에 아무도 생각지 못하고 가능하다고 생각지도
않던 것들이 연구 끝에 나타나고 나타나고 한다. 

물론 이렇게 변수가 너무 많은 게임은 그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일 정도로 많기 때문에 분명히 그중에 '게임이 더이상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인 조합이나 빌드, 타이밍 등이 존재할수도 있다. 

예를 들어 먼 미래에 스타를 끝없이 연구하다보면 '테란으로 이것만 쓰면
100% 이긴다' '저그로 이 전법이면 100% 이긴다' 식의 치명적인 밸런스
결함이 발견 안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스타는 지난 몇년간 여러번 그러한 고비를 넘겨왔다. 
예로 대플토전 상대의 싸우론저그는 발견당시 이제 플토로 저그는 이길 
수 없다 는 섣부른 절망감과 게임의 생명도 끝났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게임의 계속된 연구로 그 파해법도 나타났고 물론 패치도 계속
되었다. 

앞으로도 어떤 게임 밸런스를 말아먹을 것처럼 보이는 엄청난 빌드나
전법이 나타날지 알 수 없고 영원히 해결방법이 없어서 스타 자체의 종말
을 가져올 것이 나타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스타를 비롯해 실시간 전략시뮬이란 위에 말했듯이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의 조합이 있고 아이러니하게도 저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는
게임 밸런스의 파산선고의 원인이 될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치명적인 밸런스를 극복할 수 있는 길 역시 열려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뭔가 횡설수설 한 듯도 한데 결론은 '한국에서의 스타는 바둑, 장기와
같다' 라는 것이다. 

바둑, 장기도 끝없는 연구로 원시적이라는 단점이 무색하게 인류 역사가
끝날때까지 사랑을 받을 것이며 스타 역시 끝없는 연구로 그 심오함을
더해가고 있다. 그 심오함이 과연 바닥이 날 것인지 아니면 한없이
연구거리를 제공해 줄 것인지에 따라 수명이 판가름 나겠지만 
역시나 스타는 한동안 아무리 엄청난 그래픽과 게임성의 게임들이
나타나 자리를 위협해도 (심지어 스타2가 나타나더라도) 끄떡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스타는 그 게임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수년간의 미칠듯한
연구로 축적한 경험치, 즉 심오함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