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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외로움과 길동무할 때 3
이젠
나무를 닮고 싶다
겨울을 맞이하는
나무를 보라
외로움
그 알몸을 껴안으려
잎마저 미리 벗고
팔을 벌리지 않는가
나무는 아파도
길 떠나지 않고
뙤약볕 아래서도
바람에게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는다
외로움 견디지 못해
스스로 죽어갈 뿐
결코
제 외로움을
연민하지 않는다
하늘 아래
외롭지 않은 이름 없음을
나무는
처음부터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