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젠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통령 당선인은 자기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개헌해야 한다. 이제껏 9명의 대통령은 다 불행했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핵심적인 발언을 했다. 안 후보는 “개헌되기 전에 대통령 본인의 권한을 내려놓으면 훨씬 협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개헌을 통해 그것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저는 그게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 다음 대통령은 꼭 시대정신에 따라 본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안 후보는 의원내각제는 시기상조이고 권한축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가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국회 개헌특위가 여론 수렴을 거쳐 둘 중 하나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더 나아가 안 후보는 개헌을 위한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 문제와 관련, “권력구조 문제가 결정되면 이에 따라 생각해야 할 문제”이라며 “순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원집정부제 개헌으로 외치 대통령, 내치 총리가 들어서게 되면 오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까지 3년만 대통령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음 대통령 임기단축은 민주당의 안희정·이재명 후보도 찬성했던 만큼 여야 정치권의 흡인력이 강한 이슈다. 20대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한 의원들이 193명에 이르고 있다. 전체 의석수 300명의 약 3분의2다. 정세균 국회의장 등 민주당 의원 중 상당수도 개헌론자다. 따라서 앞으로 안 후보는 적극적으로 ‘개헌과 다음 대통령 임기단축론’을 펼치면서 반(反) 문재인 세력들을 흡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전 의원, 정운찬 전 총리 역시 개헌과 임기단축에 호의적이어서 이를 매개로 안철수 후보와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장외에 머물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구여권 개헌론자들 역시 안 후보와 함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