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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와 그림과 시는, 그윽한 눈빛으로 오래오래 바라보면 가슴으로 들어온다. 내 것이 된다. *
바이올린 뒤태소묘
음악을 전공하시는 분의 방에서 다양한 바이올린 사진을 만나게 되었다(그 중의 하나가 아래의 사진).
명장들이 만든 바이올린을 소개한 글이었는데 내가 주목한 것은 바이올린의 뒷모습이었다. 한 번도 유심히 본 적이 없었던 바이올린의 뒤태.
오랜 시간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유레카!'를 외치고 말았다. 바이올린의 뒤태는 완벽한 여인이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다양한 소리들을 변화무쌍하게 쏟아내는 것은 바로 바이올린이 여인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라. 누구라도 내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바이올린의 뒤태는 뒤돌아앉은 여인의 완벽한 몸매가 아닌가 말이다. 아, 어떤 남자를 기다리느라 목이 길어진 여인(토라지기 직전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바이올린을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나 그도 여인의 몸을 그리면서 바이올린을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껄떡쇠였다는 말이다.
30여 년간 각종 연애문제를 상담해 온 내가 얻은 결론은 남녀 모두 뒤에서 안고 안기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9금이 걸린 문제라 여기서 다 깔 수는 없지만 남녀가 백 허그에 거는 기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여자들이 백 허그를 허용하는 것은 상대방을 그만큼 믿고 사랑한다는 의미다. 남자는 그렇지 않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느끼고 싶고,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터치를 원해서이지만 남자들에게는 여기서 차마 밝힐 수 없는 다른 음흉한(?) 목적이 있다.
남자에게 여인의 뒷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춘향가'에도 이도령이 춘향에게 뒤태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열 여섯의 이도령이 벌써 여인의 뒤태가 주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알았던 것이다.
실제 극소수의 껄떡쇠들에게만 구전되는 '춘향전'의 외전(外傳)에는 그 후로 이도령이 훌륭한(낭만적인) 껄떡쇠가 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자, 바이올린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옷을 벗고
긴 목으로 돌아앉은
노래하던 여인이여
잠만 지달리씨요
나가 겁나 싸게 들이닥쳐불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