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내가 낫구나 -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가야 하는 산이 있대.
그 산엔
커다란 나무
하나가 있는데,
그 나무엔
세상 모든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는
쪽지가 열매처럼 걸려 있대.
그 나무 옆엔
저승사자가 있고,
죽어서 그 나무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대.
지금껏 네가 부러워했던,
네가 바라던 삶을 사는 사람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골라 읽어라.
읽고 나서도 그 사람이 부러우면,
그 쪽지를 가지고 산을 내려가라.
그럼 너는 다시 태어나
그의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그 쪽지엔
그들의 삶이
낱낱이 적혀 있지.
하지만 정작
그 쪽지를 읽은 사람들은
그렇게 부러워했던
다른 사람의 삶을 선택하지 않고,
결국 자기 이름이 쓰여 있는
쪽지를 선택해서 내려가.
내 삶만 힘들다고 징징대다가
남이 어떻게 사는지 알게 되면
아,
차라리 내가 낫구나,
인생 다 그런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
그래서 누구나 인생은
감사해야 하는 거야.
- 노희경,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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