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태의 <인간의 조건>
꽃게잡이 선원부터 편의점 알바, 주유원, 돼지분뇨 청소라는 일들을 거치며
부제처럼 극단의 '워킹푸어 잔혹사'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책
(더불어, 악랄한 업주와 손님들로 인해 서서히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까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소위 말하는 '개저씨'들에 대한 묘사에 마음이 불편했다.
개저씨들은 때로는 최저임금조차 아까워하며 임금체불이 너무도 당연한 악덕 업주로 등장하고,
때로는 가난에 시달리며 끔찍한 노동환경을 견뎌내는 억척스러운 동료로 묘사되기도 하고,
작가가 서비스업에 종사할때는 세상에서 가장 개념없고 무례한 손님으로 등장한다.
어찌보면 개저씨들은,
작가의 말처럼 한국사람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빨리빨리' 문화가 정말 뼛속, 피속까지 스며든,
돈과 성공에 매몰되어 가끔씩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고마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