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 한 심판이 있다.
그는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상당히 공정한 판정으로
명성을 쌓아 온 사람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그가 이전에 참여한 경기들과 다르게
큰 잇권이 걸린 경기이다.
오늘 경기의 승부에 따라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도
표면적으로 아주 엄격하게 판정을 내리는 듯 하다.
그는 아주 단호한 태도로 선수들 앞에서
엄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 되자
그는 슬그머니 한쪽 편에 편파적인 판정을 내린다.
물론 그의 판정의 대부분 그러니까 7, 80퍼센트는 공정해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 30퍼센트는
공정하지 않고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 2, 30퍼센트의 오심은
승부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동안 쌓아온 심판으로서의 명성,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엄정한 척 하는 태도와 제스처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를 계속 믿는다.
그가 여전히 훌륭한 심판이라고 착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