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 지내오는 아이 한 명이 있어요.
처음엔 의도치 않게 여러번 같이 있을 자리가 생겼고
그 애는 나를 몇 안되는 좋은 이성인 친구라고 하더라구요.
저한테는 그 아이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만남이 소원해지지 않으니 친구같다는 느낌이 들었아요.
그렇게 한동안 재미있는 친구다 하고 지내왔는데
어느샌가 사심이 생겨있더라구요. 저도 모르는 새에.
정말 당황스럽고 어이 없었어요. 아무 느낌 없던 애한테 그런 감정을 갖다니..
근데 이 마음이 점점 깊어지면서 구체적인 계획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고 곱씹어보고 해서
결국 제가 익숙함을 오해한 걸로 결론 짓고 맘을 접었어요.
처음 때처럼 아무 사심 없을 때처럼 그냥 친구로 남고 싶은데..
당장의 본능 때문에 이성으로 봤던 얼마 전의 제가 너무 싫으면서도 답답해요.
정말 남녀지간에 친구라는 건 있을 수가 없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