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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르바이트 소녀
게시물ID : lovestory_884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4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9/28 23:03:42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B6lNth966A





1.jpg

정군칠절벽

 

 

 

모래무덤을

바람이 들고 나던 바위 그늘을

물 속 골짜기마다 무늬를 새겨 넣던 노을을

그림자도 없이 혼자서 판독하고 걸어와

펑펑 우는 바다







2.jpg

염창권상수리 열매

 

 

 

여름날의 이야기가

지상에 떨어진다

태반이었던 깍지는 태양을 닮았다

내부는 원형의 그릇

지난 여름이 기록된

 

아늑하던 그대 품이여

불타오르던 머리칼이여

언덕과 숲을 물들이던 신생의 꿈이여

일월(日月)의 손금을 새기던

껍질 속의 비늘이여

 

알처럼 굴러가며

열매 홀로 견디는 힘

운동과 정지의 아슬한 접점에서

지상은 또 하나의 그릇

생의 질량을 가늠하는







3.jpg

남진원어머니

 

 

 

사랑스러운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4.jpg

박목월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5.jpg

박후기아르바이트 소녀

 

 

 

나는 아르바이트 소녀

24시 편의점에서

열아홉 살 밤낮을 살지요

 

하루가 스물다섯 시간이면 좋겠지만

굳이 앞날을 계산할 필요는 없어요

이미 바코드로 찍혀 있는

바꿀 수 없는 앞날인 걸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봄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광장의 팬지처럼

나는 아무도 없는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나오지요

화장만 고치고 나오지요

 

애인도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우린 컵라면 같은 연애를 하지요

가슴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삼 분이면 끝나거든요

 

가끔은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이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엄마 아빠도 힘들게

엄마 아빠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몰라요

 

아르바이트는

죽을 때까지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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