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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름답게 사는 길
게시물ID : lovestory_88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9/17 09:22:3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FbFgiPrt2vs






1.jpg

박노해진달래

 

 

겨울을 뚫고 왔다

우리는 봄의 전위

꽃샘추위에 얼어 떨어져도

봄날 철쭉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외로운 겨울 산천에

봄불 내주고 시들기 위해 왔다

나 온몸으로 겨울표적 되어

오직 쓰러지기 위해 붉게 왔다

내 등 뒤에 꽃피어 오는

너를 위하여







2.jpg

김종삼풍경

 

 

 

싱그러운 거목들

언덕은 언제나 천천히 가고 있었다

 

나는 누구나 한 번 가는 길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었다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악기를 가진 아이와

손쥐고 가고 있었다

 

너무 조용하다







3.jpg

유하매혹

 

 

 

어젯밤 내린 빗물의 길을

온몸으로 걸어서

언덕까지 올라온 미꾸라지 한 마리

 

햇볕이 나자그가 돌아갈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지개가 떴다







4.jpg

이기철아름답게 사는 길

 

 

 

그 작은 향내를 맡고

배추밭까지 날아온 가난한 나비처럼

보리밭 뒤에 피어난

철 이른 패랭이꽃처럼

여름밤 화톳불가에서 듣던

별 형제 이야기처럼

개나리 꽃잎에도 눈부셔

마을 앞길을 쫓아가는

병아리처럼






5.jpg

조태일달빛

 

 

 

달빛 속에서 흐느껴본 이들은 안다

 

어째서 달빛은 서러운 사람들을 위해

밤에만 그렇게 쏟아지는지를

 

달빛이 마냥 서러워

새들도 눈을 감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세상을 껴안을 때

멀리 떠난 친구들은 더 멀리 떠나고

아직 돌아오지 않는 기별들도

영영 돌아오지 않을 듯 멀어만 가고

 

홀로 오솔길을 걸으며

지나온 날들을 반성해본 사람들은 안다

달빛이 서러워 오늘도

텅 빈 보리밭에서 통곡하는

종달새들은 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세상을

힘껏 껴안으며 터벅터벅

걷는 귀가길이

왜 그리 찬란한가를 아는 이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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