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간 부대는 12사 GOP부대로 사천계단으로 유명해서 다큐에도
자주 나오고 겨울이면 우리나라 최저 체감 온도로 뉴스에서도
취재올 정도로 생활자체가 고역인 곳이였다.
그래서 인지 선임들은 굳이 후임들을 건드리지 않았고
후임들은 힘들어 하면서도 내무생활은 자기만 하면 되니까
시간은 빨리간다고 좋아하며 열심히 일을 했다.
그렇게 나는 중간에 낀 입장에서 건드리지 않는 선임과
알아서 일잘하는 후임을 끼고 편하게 1년동안 군생활을 했다.
그때까진 군생활 편하네 국내에서 힘들다고 유명해서 다큐에
나올정도로 유명한 이곳에서 이정도면 별거 아니네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GOP에서 내려가서 생겼다.
GOP부대는 3개의 대대가 1년씩 돌아가면서 생활을 하는데
나는 2대대 올라오는 부대는 3대대였다.
우리 부대중에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은 남겨두고
3대대에서 GOP에서 적응을 못할 것 같은 인원은 남겨두고 서로
전역자와 고문관을 교환하는 형태로 남겨두고 자리를 옮겼다.
나는 내려갈 때는 갓병장이 되어서 내 윗선임들은 다 GOP에
남게 되고 내가 최고참인채로 내려갔다
내려와서 새로운 3명의 후임을 맞이 했는데
어딘가 상태가 안좋아보였다.
일병 A는 다리에 밖은 철심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상병 B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다며 도서관관리병이라고 했다
마지막 일병 C은 초점이 맞지 않는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이름을 부르면 어눌한 목소리로 관등성명을 했다.
진짜 상태가 안좋긴 안좋네 생각했다.
그러다 GOP 철수 기념식때 삼겹살과 막걸리파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는 새로만난 아이들의 자기소개를 듣고 있었는데
일병 A는 원래 왼쪽 관절이 안좋아
당연히 군대를 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게 되었고
훈련소 행군때 무릎이 완전이 나가 철심을 밖은 채
국군병원에 다니며 재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때 원빈이 십자인대 파열로 군대에서 의가사 전역한 걸 알았기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는 국내에서는 100명이 체 안되는 희기병이라
그에 대한 군법이 없어서 따로 신검을 받을 때 2급을 받고 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신병C가 보이지 않아 내가 찾으러 갔을 때
생활관에서 내 맞후임인 상병이 모포를 두르고 있는 신병C를 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야이 미친새끼야 나오라고 하잖아."
나는 그 때까지 후임에게 욕을 한적도 없었고 선임에게도 욕을 해본 적이 없었기 떄문에
내 맞후임의 욕에 깜짝놀라 멍하니 상황을 보고 있었다.
"안돼, 나 신발이 없어서 못나가."
신병C는 침대에서 모포를 말고 신발이 없어서 못나간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미친새끼야 니밑에 신발 있잖아. 신고 나오라고."
"아니라고 신발이 없어서 못나간다고."
나는 그 당시 너무 황당한 상황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그 상황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신발이 없어서 못나간다는 후임에 맞후임은 나를 발견하곤
담배를 피러 나갔다.
"야, C야 왜그래? 밖에 삼겹살거의 다 먹어가 한점이라도 해야지. 술한잔도하고."
"OOO병장님, 저 진짜 못나갑니다. 나가면 죽습니다."
나는 더 이상 겁이나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는 맞후임에게
다가가 담배를 얻어 피며 물었다.
"쟤 왜저러냐?"
"모르겠습니다. 같이 막걸리를 나르다가 갑자기 내 팽겨치더니, 침대 위로 올라가 저럽니다."
나는 그 때 정말 귀신을 보는애인가?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전역할때까지 느낀건 A B C모두 사람이 나쁜 건 아니지만
절대 군대에 오면 안되는 애들이였다.
요즘 군대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지면서 뺄수 있으면 빼야지
왜? 잘뛰어 다니는 연예인이 공익간게 뭐가나빠? 이유가 있나보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때 생각이 나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감쌀수가 없게 된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애들도 군대에 오는데
일반인 보다 훨씬 더 좋은 몸을 가지고 군대에 안오는 것
그 사람들 때문에 와야 했던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