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가족들을 설득한다는게 정말 어렵다는걸 요새 느낍니다
전 고 노무현대통령님을 뵙게 된 이후로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 그 분이 서거하셨을 때 정말 많이 울었고,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씨가 떨어지는걸 보면서... 그 날 반드시 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 기쁘게 갈매기살에 소주 먹다가 ... 고깃집 안에 울려퍼진 이선희의 <인연>을 들으며 오열했던 사람입니다. 그뒤로 촛불집회에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고, 운 좋게 문님과 질의응답을 할 기회도 있었고, 뭐 그런 사람입니다.
저희집은 부모님 모두 박정희를 좋아하셨었고, 여동생은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관심이 조금씩 생겼고, 부모님께는 제가 전부터 박정희 시대의 진실이나 어두운 면을 강조드려서
이제는 그 그늘에선 벗어났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제로 박근혜를 뽑으셨던 부모님이 이제는 박근혜 욕을 스스럼없이 하시고 그러시니까요.
그리고 제 다른 베오베 글에서처럼, 친가의 가족들도 그렇고 촛불집회에서 뵙고 그러면서 아 좀 깨어났구나! 싶었더랬죠
그런데 최근 대선가도에 들어오고...
여동생 왈, 난 안철수 뽑을거다. 문재인 싫다. 마음에 안든다.
아버지 왈, 나도 안철수 뽑을거다. 문재인은 아니다.
...그나마 어머니께서 저와 평소에 많은 정치적 이야기를 나누신 덕분에 에이 그래도 문재인이 낫지 않아? 하시고...
밥상머리 앉을때마다 정치 이야기가 나와서, 솔직히 처음엔 반겼습니다. 이제 설득할 수 있다. 팩트와, 감성으로.
그런데 아버지와 여동생이 내놓는 이유가 이렇습니다
그냥 싫다 혹은 한게 뭐 있냐.
안철수는 그래도 뭔가 새 인물 아니냐. 잘 할 것 같다.
..이야길 듣는데 진짜 혈압 오르더군요. 그래도 최대한 자제하고, 설득을 합니다.
안철수는 이러저러한 사람이고,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안민석 의원이 분통을 터트릴 정도로 한 마디도 언급을 안하고. 새정치를 보여주겠다고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나섰고 그걸 국민들이 밀어줬다. 그런데 지금 하는거 봐라, 똑같지 않느냐.
문재인씨도 완벽하진 않을거다, 하지만 사람의 행적을 보고 그 사람의 향후를 예측하듯, 그 사람은 반듯한 사람이고, 올바른 사람이다. 약한 사람을 위해 싸웠고 정치 경험도 풍부하다. 그리고 봐라, 모든 언론이 문재인을 공격하는데도 꿋꿋히 버티고 있다. 그 원천이 무엇이겠느냐, 정직함 아니겠느냐.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결론은 말하지 말랍니다. 밥먹는데 정치 이야기 하지 말라고.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한달여, 가족들을 과연 설득할 수 있을런지. 투표야 개인의 자유지만, 전 최소한 시시비비는 가리고 차악을 선택해도 선택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서.... 참 어려운 나날이네요. 막연한 정치 혐오, 그걸 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는 박근혜를 뽑았고, 이 모든 사태 이후에도 문재인은 안되기 때문에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도 박근혜를 뽑을거라는 아주 친한 형이 있습니다. 정말 혼이 빠져나갈 것 같아요...ㅠㅠ 덧붙여 오늘 JTBC 팩트체크도 그렇고, 진짜 문재인 지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언제까지 ... 더 큰 걱정은 고 노무현대통령님 참여정부 시절처럼 도돌이표 찍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네요. 전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셨던 천호선 대변인이 하셨던 말, 자신은 더 이상 만평을 보지 않는다고. 대상이 되는 사람이든, 정부든, 인격에 대한 존중이 너무나 없다며.
술 한 잔 하고 감상이 길어지는 밤이네요... 두서없는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