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 가는 길 남태령 가는 길 중간
차들이 즐비한 사거리 교차로에서
서울이 아닌 곳
건물들이 눈앞을 가리지 않는 도로를 달려
창 밖으로 스치는 나무들과 산들을 뒤로 하고
대공원을 어느 군 부대를 큰 도서관을 지나면
몇군데의 지하철역이 꽤 멀리 왔음을 알리고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다시 어느 넓은 사거리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앞만 보다보면
수많은 아파트 단지 인적 드문 곳
저 멀리 대형 마트가 늦게까지 불을 밝히는 곳
당신이 살고 있는 곳
내가 내렸던 곳
버스는 멈춘다
버스는 다시 달리는데
그저 뜻 없이 고개를 돌리면
여기서 물끄러미 창 밖을 바라보면
이 길거리를 당신이 걷고 있을 것 같다
당신이 웃으면서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당신이 갈 길을 가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