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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직도 저쪽에서는 연락이 없다
게시물ID : lovestory_883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9/02 07:49:39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w_EfSftmiaU






1.jpg

나해철꿈 깨인 새벽

 

 

 

아스라히 잊혀진 사람을

봄 꽃 마주치듯 만난 꿈을 깨인 새벽

잠시 고운 그 얼굴 입김 부어 떠올리네

완강한 세월에 떠밀려

깊은 골짜기 너머 호젓이 핀

산수유꽃 같더니

꿈길로 나그네 되어 찾아와

흘러가버린 세월의 뒤만 덧없이

밟고 가는가

꿈 깨인 새벽에 듣는

어디선가 고운 꽃 한 송이

피었다 지는 소리






2.jpg

허형만고여 있는 강이

 

 

 

고여 있는 강이

흔들린다

다 썩어가는 수초들도

온몸으로 일어서고

 

한가롭게 노닐던

햇살

일제히 날아오른다

 

마침내

보인다 그리도 아득하던

삶의 길

 

고여 있는 강이

흐르기 시작한다

심연의

실핏줄까지 데리고







3.jpg

김재진햇살 이야기

 

 

 

모든 것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날

반짝이는 햇살이 다가와 아니라고 말했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으니

아무것도 잃을 것 없다고

어깨에 앉은 햇살이 내게 아니라고 말했네






4.jpg

황지우너무 오랜 기다림

 

 

 

아직도 저쪽에서는 연락이 없다

내 삶에 이미 와 있었어야 할 어떤 기별

밥상에 앉아 팍팍한 밥알을 씹고 있는 동안에도

내 눈은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간

현대중공업 노동자 아래의 구직난을

그러나 개가 기다리고 있는 기별은 그런 것은 아니다

고 속으로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보고 있다

저쪽은 나를 원하고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

어쩌다가 삶에 저쪽이 있게 되었는지

수술대에 누워 그이를 보내놓고

그녀가 유리문으로 돌아서서 소리나지 않게

흔들리고 있었을 때도

바로 내 발등 앞에까지 저쪽이 와 있었다

저쪽저어쪽이







5.jpg

이성선백담사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 끝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돌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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