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고 있다며 자사 보도를 비판했다.
KBS 뉴스9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과 관련한 리포트 4건을 보도했다.
3월21일자 “‘아들 취업’ 논란 재점화… ‘특혜’ vs ‘이미 소명’”, 3월27일자 “文 아들 또 공방… ‘특혜 연수’ vs ‘문제없어’”, 4월2일자 “文·安 ‘사면 발언’ 충돌… ‘아들 채용 의혹’ 공방”, 4월3일자 “‘아들 취업 특혜 의혹 해명’ vs ‘여론 호도’” 등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가운데 문 후보를 겨냥해 제기되는 폭로성 주장을 KBS가 여과 없이 받아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지난달 27일자 리포트 가운데,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은…14개월 만에 해외연수를 이유로 휴직… 특혜성 휴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이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겸직을 금지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 감사에서 문씨 채용 문제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등이다.
또 지난 3일 리포트에서 나온 “국민의당은 … ‘제2의 정유라 사건’처럼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도 기한이 지난 채용 서류 제출 의혹과 내부 정보 습득 의혹 등에 대해… 촉구했다”, “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국정 조사도 요구했다” 등의 멘트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두 리포트는 분량에 있어서도 편파적이었다고 언론노조 KBS본부는 판단하고 있다. KBS 뉴스9은 지난달 27일자 리포트에서 의혹 제기에 48초를 할애했지만 반론은 절반 수준인 28초였다. 4월3일자 보도에서도 의혹 제기는 46초에 달했지만 반론은 22초 정도에 불과했다.
KBS 뉴스9이 자유한국당에는 관대하는 지적도 나온다. 홍준표 한국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문 후보가 변호사 시절 세월호를 운영했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측의 파산관재인을 맡았다는 허위 사실을 꺼내 구설에 올랐고, 한국당 소속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라는 글을 퍼날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KBS 뉴스9은 침묵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특정 후보에 대한 폭로성 의혹 제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KBS가 스스로 만든 ‘제19대 대통령 선거 보도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KBS 대통령 선거 보도준칙을 보면, “경력·학력·재산·병역·전과 등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과 자질 검증에 관한 사항을 보도할 경우 확인된 사실을 기초로 보도해야 한다”라는 규정과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폭로성 주장이나 단순한 인신 공격성 비방 또는 명예훼손이 확실시되는 경우에는 보도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다만, 폭로성 주장의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더라도 “그 주장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보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 KBS 뉴스9의 2012년 11월7일자 보도. KBS 새노조는 5일 “이번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심층 취재를 하고 확인까지 거친 사안”이라며 “당시 검증단의 심층 취재에도 부정이 있었다는 뚜렷한 증거나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심층 취재를 하고 확인까지 거친 사안”이라며 “당시 검증단의 심층 취재에도 부정이 있었다는 뚜렷한 증거나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5년이 지나 정치적 반대 세력이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KBS가 의혹 제기를 재탕해 받아쓰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특정 후보 죽이기라고 볼 수 있다. 차라리 한 번 더 대선후보검증단을 통해 의혹을 검증하고 그 전까지는 보도를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