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우울은 어찌 할 방도가 없어 나 울다 텅 비워진 채로 서 있었다. 그때 네가 왔다. 요란하지 않고 고요히 그렇게 왔다. 지끈거리는 머리 속 가만 들여다 보면 네가 있어 나는 편안해 지는 머리를 느꼈고 텅 빈 공허함에 그저 크게 펄떡거리는 심장소리가 버겁다가도 네 생각이 나면 그 소리가 마냥 즐겁기만 했다. 나는 너로 가득 차서 더 이상 가벼워 질 수도 무거워 질 수도 없다. 그냥 나는 널 온전히 담을 뿐이다. 나는 너의 무게를 가진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