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2를 사용했던 용자입니다.
당시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폰의 장점에 대해 아는것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고,
그저 PDA를 사용하다가 옴니아라는 새로운 PDA를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구매했었죠.
솔까,
PDA를 사용하던 입장에서는 옴냐는 상당히 좋은 제품이었습니다.
감압식으로 정전식에 비해 조작이 불편했던것 외에는 사실 별 문제가 없었다고 봐요.
윈도우에만 익숙한 상황에서 윈도우 형식의 조작방법 역시 편했었죠.
탐색기 형태의 창을 띄워,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실행하는 것은 어찌보면 저에겐 당연한 [수고]였습니다.
또한 매우 익숙하기도 했죠. 원하는 폴더로 쉽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나쁜 방식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메인화면은 바탕화면과도 같아서 굳이 많은것을 내어놓기 보다는 그저 날씨와 시간 위젯만 꺼내어 놓고 나머지는 텅 비워놓는... 마치 컴퓨터 바탕화면처럼 사용했었죠. ㅎ
그래야 좀 더 빨리 동작한다 생각했거든요.
더우기 DMB가 지원되어서 언제든 TV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아이폰을 쓰고 있는 주변사람들에게 자랑거리였습니다. ㅋㅋ
어플 종류가 매우 적어서 쓸만한 어플이라곤 찾아보기도 힘들었지만,
사실 어플이란 단어 자체가 별 의미 없었어요.
PDA를 위해 나온 프로그램 모두가 어플과 다름없었기에, 그저 다운받아서 깔아주기만 하면 되었죠.
PDA용 디아블로와 같이 기존의 유명한 게임들을 그대로 즐길 수 있었고, 심지어 컴퓨터에서 세이브파일을 옮겨담아 플레이 하기도 했습니다.
종종 옴니아에 적용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들도 있었지만,
탐색기로 파일을 찾아서 설정값을 바꾼다거나, 혹은 구동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깔아서 실행을 시키는 작업을 하는것 자체는 즐거움이지 번거로움이 아니었어요. 애초에 IOS와 안드로이드의 [편함]을 알지 못하는데 뭐가 문제였겠습니까.
엑셀과 워드를 아무 제반작업 없이 그냥 사용할 수 있는것도 큰 장점이었고,
동영상 재생도 인코딩 필요없이 그냥 담기만 하면 볼 수 있었죠.
사실 업무용으로도 매우 편하게 사용했습니다. 외근나가서 가격표 볼때나 견적서 확인할때 매우 좋았죠.
간단한 메모도, 윈도우의 메모장과 똑같이, 시작-보조프로그램-메모장을 열어서 작성하고 보관했죠.
이런게 기존의 PDA보다 훨씬 빠르게 작동했으니 얼마나 편했겠습니까. ㅎ
그러면서 주변 아이폰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보려 인코딩을 하거나, 음악을 돈주고 사서 들어야 하거나 혹은 파일을 바꿔서 담아 듣거나... 일반 연결잭이 아닌 독자적인 규격이어서 뭘 해도 전부 그쪽제품을 사는 등 추가로 돈을 지불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었죠 ㅋㅋㅋㅋ 사실 옴니아는 기존의 PDA에서 쓰던 잭들 그대로 써도 되었고, 기존의 폰들 잭과도 다 호환이 되었거든요.
그때 제 눈엔 아이폰 사용자들은, 인터넷이나 게임 찔끔찔끔 하는게 다면서 맥 사놓고 고민하는 사람들과 똑같아 보였었죠 ㅋㅋ
시간이 흘러 옴니아에 대해 공식적으로 [옴레기]라는 명칭이 부여되고,
배상을 해주니 어쩌니 하며 삼성이 보상으로 준 갤2를 가지고서야,
아~ 이래서 옴레기라 했구나~ 싶더군요.
아주 그냥 시발,
졸라 재미난 터치화면 전용의 게임들이 넘쳐나더라구요. 게다가 정전식의 장점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엑셀을 돌리기 위해 어플을 깔아야 하는 불편함이라기 보다는, 간단히 어플만 깔아줘도 뭐든 실행시켜주는 스마트함이었습니다. PDA시절부터 쭉 써오던 프로그램들을 더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불편함은, 금새 어플 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덮어버렸죠.
특히나, 여친의 아이폰에 깔린 샤크라는 게임은 기기내 내장된 자이로뭐시기를 백퍼 활용하는 최고의 게임이었습니다.
안드에는 없는 어플이었죠. ㅋ
이후로 아이폰5를 사용하고, 또 지금은 옵쥐프로를 사용중인데,
아이폰5는 충전잭 하나 사려고 해도 일반 편의점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등 불편함이 사방으로 뻗쳐있었긴 했지만,
여튼 좋았습니다. 안드폰에만 있는 어플이 있듯, 아이폰에만 있는 어플들이 많고, 그런 어플 중에서 게임은 정말로 괜찮은것들이 많았어요. 갤2로 접한 안드게임에 비해, 아이폰으로 접한 앱스토어는 저 멀리 바다건너 양키들이 만들어낸 웃기고 재미있는 게임이 넘쳐나더군요. 온통 인앱으로 결제하게 만드는 말만 공짜인 게임들만 보다가,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즐기는 아케이드성 게임의 세계가 제 마음을 휩쓸었습니다. 공짜만 찾던 안드시절에는 결제하는 게임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는데, 아이폰에선 뭐랄까... 돈 지불하는게 당연하다 느꼈다고 해야 하나? 여튼 그랬고, 또 그런 지불행위만큼의 만족도도 보장되었기 때문에, 어플 하나하나가 [믿을만한]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죠.
따로 뭘 건드리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그 자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아, 게임 후기에 온통 구매내역 삭제해 주세요 라는 바보들의 댓글이 없던것도 좋았어요. ㅋㅋ
다만 게임 출시가 안드에 비해 길게는 두세달씩 뒤에 쳐나오는 등, 여인들과의 게임을 통한 소통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 탓에 옵쥐프로로 갈아타긴 했습니다. 아, 커피 한잔을 마셔도 카운터 언니한테 [죄송하지만 이거 충전좀 부탁드려요] 라는 말을 꺼내는것도 귀찮긴 했죠.
옵쥐로 갈아타고 이게 바로 최고의 스맛폰이다 라고 스스로 정의하긴 했지만,
갤2도, 아이폰5도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아마 지금 옴니아를 다시 꺼내 쓰라면, 절대 못쓰지 싶네요 ㅋ
근데,
확실한건,
지금은 폰에 깔린 프로그램의 자세한 용량이나 설정값같은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애초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네요. 그냥 주어진대로 사용할 뿐인듯 싶습니다.
업무용으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주 용도는 게임이 되어버렸네요. 그냥 게임기 같습니다. ㅋㅋ
그래서 생각하는건데,
애초에 옴니아는 스마트폰이 아니었던거 같아요.
스마트폰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타니깐, 윈도우모바일을 좀 더 이쁜 기기에 담아서 팔았던 최후의 PDA였다고 생각합니다.
PDA의 마지막을 황홀하게 장식했던 마지막 불꽃이었죠.
단지, 스마트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입혀지면서 [옴레기]가 되었던 불운이 있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