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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발發축제]밤
게시물ID : readers_15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기어디임
추천 : 1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0 22:29:29

 
 
허리를 굽혀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골목
세상에서 가장 낮은 집들
용케 스러지지 않은 지붕 아래
음험한 웃음을 띈 밤이 들이닥칠때
도둑괭이 한마리가 밤을 움켜잡았다
굶주려 시려오는 배의 아우성에
괭이는 밤을 씹었다
입안에서 총총하게 씹히는 별들
메마른 혀 위로 별똥별이 후드드 떨어졌다
낮게 흐느끼는 부엉이소리가 들려오고
검댕이가 후르르 목구녕으로 넘어갔을때
불티처럼 튀어오르는 별조각들을 느끼며
괭이는 엑엑 목에 걸린 달을 겨우 토해냈다
밤을 삼켰으니 다신 이 골목에 어둠은 없겠지
집처럼 스러져가는 할매가
어둠에 삼켜져 미끄러질 일도 없겠지
 
총총히 별이 빛나는 괭이 눈에
훌쩍 올라간 달이 눈을 흘겼을때
고요히 입을 벌린 괭이 혓바닥 위로
야옹
나직히 밤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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