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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보수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게시물ID : sisa_881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쇠로만든종이
추천 : 34
조회수 : 1009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7/04/04 09:50:09
반공연맹이라고 들어보셨나요?
 
6.25때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 어릴 때만 해도 이런 단체가 있었습니다.
때만 되면 역전에서 이 단체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장대에 단 현수막을 들고
궐기대회하듯. 머라머라 외치고 민무늬 카키색 군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서있었습니다.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은 민주당계열 국회의원이 한번도 뽑혀본 적이 없는 곳이고
어릴때면 여당 국회의원 책받침을 학교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던 곳이며
저 자신도 학기초에 국회의원 책받침을 안주면 서운해 하던 경기북부의 미니 대구같은 곳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회창을 두번 찍었고
이명박도 찍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광주에서 폭동이 있었고
빨갱이들이 일으킨 사건이었으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나라를 일으킨 것으로 안 아이가
투표권을 갖자마자 찍은 후보는 이회창이었죠.
 
그랬던 제가 딱 두번 화를 내고 한번 운 것으로 민주당 지지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첫번째 화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정치인 노무현을 싫어했지만 탄핵사유가 너무 말도 안되서
처음으로 '빨갱이 정권'을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귀하자마자
곧 국민스포츠였던 모든게 다 노무현 탓이라고 욕을 해댔죠.
 
그러다 드디어 제가 찍은 후보인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고
이제야말로 보수가 정권을 잡았으니 나라가 잘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광우병 사태초기 전경들이 학생들을 때리는 것을 보고
 
'어... 이상하다.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터닝포인트였습니다.
 
그 때부터 이명박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고
한반도 대운하와 BBK 의 진실이 와 닿기 시작하면서
저자신과 이명박 정권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고
일주일간 집에만 오면 울었습니다.
 
그후 마음이 부르면 봉하마을에 가고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당 지지자가 되었는데요....
 
30 이 넘어서 전향한 자로서
 
여기 오는 일베눈팅족이나 자신이 보수지지층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새누리 계열을 지지하면서도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고
대놓고 나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유승민을 심정적으로 지지한다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다면
 
굳이 새누리 계열을 지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민주당도 훌륭한 보수당이고
민주당의 주장과 노선을 찬찬히 뜯어보면
사실상 진짜 보수의 모습에 가깝거든요.
 
문재인이 빨갱이다.
민주당은 공산주의자들이 만든 정당이라는
말도 안되는 프레임에 갇혀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얼마전에 문재인이 집권하면 주한미군이 철수한다.
2012년에 문재인이 공약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길래
2012년 민주당 공약집에 그게 들어가 있으면 내 집을 넘기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그 사람이 민주당 공약집을 읽어봤다고 하더군요.
제 집이 탐났거나 (싸구려 집입니다) 자신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겠죠.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민주당의 안보관 대북관이 나쁘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진보적이라는 말을 듣는게 거북합니다.
저는 북한의 김씨왕조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북한이 먼저 결정적인 '허튼수작'을 하면 강력하게 밀고 올라가야한다는
래디컬한 대북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북한과의 대화창구는 필요하고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가장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해야하며
 
그러면서도 자주국방, 설사 주한미군이 철수하더라도
독자적인 방어 공격 태세가 완비되어 있는 국방체계가 완벽하게 갖춰저야한다고 믿습니다.
 
하....
제가 너무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다 풀어놓지 않으면 요즘 속이 답답합니다.
 
2012년 문재인 후보를 뽑으면서 드디어 정권을 교체했다고 김칫국 마셨다가
넋을 놓아버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언론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이 돌아가는 걸 보면
너무 억울하고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빠심이 점점 강해지는 걸 느낍니다.
 
2012년에는 저를 의심했던 집사람도
제가 문재인에게 투표하겠다는 걸 의심하는 집사람을 위해
제가 투표함에 표를 넣을 때 집사람이 볼 수 있도록 표를 접지 않고 넣었는데요.
 
이젠 집사람도 저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심전심으로 문재인 후보 애끼는 마음이 전달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그날 까지 긴장 풀지 않을 거고요.
문재인 정권이 비를 맞으면 함께 비를 맞으면서
절대 적폐 세력이 내미는 우산을 받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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